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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고준위 특별법’ 조속히 제정해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11월 21일(화) 13:52
2005년 11월 2일, 경주시민들이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에 대한 주민 찬반투표에서 89.5%라는 경이적인 찬성률로 유치 결단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2016년까지 고준위방폐물 중간저장시설을 지어 월성원전에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그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았고, 중간저장시설 건설은 고사하고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국회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고준위방폐장) 관련법을 제정하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국회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특별법) 제정을 위한 법안이 3개가 발의됐음에도 국회는 여야 간에 원전 정책을 둘러싼 정쟁만 일삼고 있다.
고준위방폐장 건설은 최대의 국책과제이면서 난제 중의 난제이다. 무려 19년 동안 9차례에 걸쳐 방폐장 부지 선정을 시도했지만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결국 10번째 시도 끝에 2005년 경주에 중·저준위방폐장 부지를 확보했다. 그로부터 다시 18년이 흘렀지만, 고준위방폐장 부지 확보는 요원하다. 관련 법 제정이 공론화가 시작된 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발의된 3가지 특별법안을 2년째 병합 심의했음에도 아직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변명으로 제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는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다.
애초 10가지 정도의 쟁점이 있었는데 3개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합의가 이뤄져 여야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특별법의 제정이 가능하다. 이제 남은 주요 쟁점은 영구저장시설 완공 전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 규모, ‘중간저장시설’의 운영 시점과 영구저장시설 확보시점 명시(明示)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충돌하는 사항이 ‘저장시설 규모’인데 산업자원부가 ‘설계수명 중 발생량으로 하되, 단서 통한 예외 허용’이라는 중재안을 냈고, 국민의힘도 조문을 추가해 합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후핵연료 문제에서는 더불어민주당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2016년까지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겠다.’던 약속을 노무현 정부가 했기 때문이다. 원전지역 주민들의 입에서 ‘야당 측의 법 통과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음을 더불어민주당은 알아야 한다.
고준위특별법은 정쟁의 수단이 아니다. 원전지역 주민들은 사용후핵연료의 임시저장이 중간저장이나 영구저장화 될까 가장 우려한다.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고준위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고준위방폐장 부지를 확보해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장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
22일에 국회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고준위특별법안을 심사한다고 하니 이번에야말로 대승적 결단을 내려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20일 ‘원전 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가 국회 소통관에서 특별법 제정을 신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하는 공동호소문을 발표했고 ‘원자력 산학연 505개 기업 및 단체’도 고준위특별법 더 이상 늦추면 안 된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1일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경주시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각 원전지역의 대책위가 ‘고준위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고준위방폐장 문제는 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인 만큼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미래세대의 지속적인 원전 활용을 위한 일인 만큼 여야가 대승적 견지에서 결단을 내려 고준위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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