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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 대법원, 민사 배상책임 인정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11월 13일(월) 13:59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유아, 임산부 등이 원인불명의 폐 손상을 앓는 사례가 늘어났고, 보건당국 조사 결과 1994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처음 수십 명에 불과했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규모는 조사를 거듭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 7월 기준, 신고받아 확인된 피해자는 5,041명이다.
국가기관인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기준 추정치는 사망자 약 20,000명, 건강피해자 약 950,000명이다. 2022년 기준 확인된 공식 사망자는 1,066명이다. 이 중 189명이 사망 당시 9세 이하 아동이었다.
정부는 2014년 3월 공식 피해 판정을 내려 구제에 나섰다. 2017년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작년 3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가 가습기살균제 참사 11년 만에 도출한 조정안에 대해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 두 기업이 거부 의사를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당시 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 단체는 12개이며, 기업은 9개(옥시레킷벤키저·롯데쇼핑·애경산업·이마트·홈플러스·SK케미칼·SK이노베이션·LG생활건강·GS리테일)이다.
피해자 7천여 명에게 지급될 금액 가운데 60% 이상을 분담하라는 조정안을 가습기살균제를 60% 넘게 판매한 대기업 두 곳이 거부하면서 피해구제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전국의 환경시민단체가 들고 일어났다. 유해 물질이 든 제품을 팔아놓고 숨기려 하고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여전히 환경보호·사회적 책임·공정한 지배구조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며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그래서 작년 4월부터 피해자들과 140여 개 환경시민단체는 옥시와 애경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나섰다. 전국 대형마트 앞에서 캠페인을 벌이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고, 지금도 매월 1회 전국적인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고, 경주도 한 환경단체의 주도로 계림중네거리에서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불매운동 대상 상품은 ‘트리오, 제주항공, 스파크’(애경), ‘데톨, 스트렙실, 개비스콘’(옥시) 등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대법원서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의 민사 배상책임을 처음 인정하는 판결을 해 피해자들이 제조사로부터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김모 씨가 제조·판매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납품업체 한빛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제조물 책임에서의 인과관계 추정, 비특이성 질환의 인과관계 증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히며 2심 법원이 2019년 9월 “피고들이 제조·판매한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에는 설계상 및 표시상의 결함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원고가 신체에 손상을 입었다.”며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이 업체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이미 하급심 법원에서 진행 중인 다른 소송들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옥시와 SK케미칼, 애경산업 등을 상대로 피해자들의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10년 넘게 끌어온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와 보상이 한시바삐 해결돼야 할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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