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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주변 갑상선암 공동소송’ 상고장 제출에 부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10월 17일(화) 13:24
지난 8월 30일, 원전 주변에 거주하며 갑상선암에 걸려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공동소송단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월성·고리·영광·울진 원전 등 한수원이 운영하는 발전소 인근에 거주하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김모 씨 등 피해자 2,800여 명은 한수원을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에서 또 패소했다. 공동소송 원고들은 각 원자력발전소 인근(반경 10㎞ 또는 30㎞)에 5년 이상 거주하면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한 환자(618명)와 그 가족들이다.
이날 판결 선고 이후 ‘갑상선암 공동소송 시민지원단’은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평생 질병으로 고통받는 핵발전소 지역주민의 고통을 외면했다”며 대법원에 즉각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9월 말에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11월 중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2심 판결 결과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하지만, 판결문을 보면 합리적이지 않은 대목도 있어 원고들은 억울하다는 태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재판부가 ‘원전에서 배출되는 방사능 물질과 주민 갑상선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사실상 주민들이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부분이다. 원전 주변에 살고 있는 죄밖에 없는 원고들이 방사선에 의해서 갑상선암이 유발됐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해야 할지 현실적으로 막막하므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두 번째로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은, 2심 재판부가 1심 판결문을 대부분 그대로 인용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갑상선암 발병과 이 사건 발전소의 방사선 배출 사이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고, 개별적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도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발생 원인과 기전이 복잡다기하고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할 수 있으며, 방사선 노출 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아쉬운 부분은 재판부가 1심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암이 특정 병인에 의해 발생하고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게 대응하는 특이성 질환이 아니라고 봤다는 점이다. 이 판단이 원전 인근 주민들에게 발병한 갑상선암이 방사능 물질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요한 근거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 발표됐던 원전 반경 5km 이내 거주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 상대위험도가 2.5배 높다는 정부 연구 결과도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특히 월성원전의 경우에 거주제한지역이 원전에서부터 914m로 원전으로부터 피해가 예상되지만, 현행법상으로는 주민들의 피해를 구제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낸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법원에서 이 부분을 과연 참작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아무튼 대법원의 최종심은 최근에 발표된 정부의 건강영향조사 최종보고서는 물론이고, 국내외의 관련 역학조사 자료 등을 자세히 분석하고 나서 원고들도, 피고인 한수원도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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