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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웨스팅하우스 법적 다툼’ 윈윈 방안 모색해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9월 26일(화) 13:29
지난 18일,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경쟁사인 한수원의 독자 원전 수출을 막으려고 제기한 소송을 미국 법원이 각하했다. 법원은 소송의 쟁점인 지식재산권 문제는 건드리지 않은 채 웨스팅하우스가 소송할 자격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한수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웨스팅하우스가 제810절(수출통제 규정)을 집행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작년 10월, 특정 원전 기술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해 외국에 이전할 시 에너지부 허가를 받거나 신고할 의무를 부과한 미국 연방 규정 제10장 제810절을 근거로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하려고 하는 한국형 원전이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통제 대상인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가 문제 삼은 원자력에너지법은 법을 집행할 권한을 미 법무부 장관에게 배타적으로 위임했으며 민간기업인 웨스팅하우스 같은 사인(私人)에게는 소송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법원이 한수원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판결이 나오자 국내 일부 언론에서는 현재 이 문제를 두고 웨스팅하우스와 협상 중인 한수원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했다느니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원전 10기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느니 하며 성급한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내 상황이 다시 장기화할 조짐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소송이 각하된 이튿날 바로 법적 다툼을 계속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에너지시스템 사장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은 수출통제 집행 권한이 미국 정부에 있다고 판결한 것에 불과하다.”며 “웨스팅하우스는 판결에 항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은 한국전력·한수원이 허가 없이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을 한국 밖으로 이전한 것과 관련해 당사가 한전·한수원을 상대로 진행 중인 중재 절차에 아무 영향이 없다.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분쟁은 여러 관할권을 아우르고 두 개의 쟁점을 다루고 있는데 하나는 미국 원자력 기술 수출통제 요건 준수, 다른 하나는 한전·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계약에서 동의한 대로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존중해야 하는 오래된 의무.”라고 설명하면서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을 한국 밖에서 사용하는 게 당사자 간 주요 분쟁”이라고 덧붙였다.
위에서 보듯 사안이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양국 기업 간의 법적 다툼이라기보다 양국 간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이다. 웨스팅하우스 대신 미국 정부가 수출통제를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법원이 웨스팅하우스의 자격 문제를 이유로 소송을 각하했지만, 사실 소송의 핵심 쟁점은 한국형 원전이 웨스팅하우스 기술이냐, 아니면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냐이다.
한수원은 원전 개발 초기에는 웨스팅하우스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 수출을 추진하는 원전은 이후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델이라 미국 수출통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제 한수원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사실이므로 이참에 윈윈 방안을 모색해 협상을 빨리 마무리를 짓고 법적 다툼을 끝내야 한다. 분쟁이 장기화하면 양국이 모두 손해이고, 우리의 ‘원전 10기 수출’ 목표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원전 업계에서도 한미 양국 정부가 제3국 원전 시장 진출 등 원자력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양사가 적절한 타협안을 도출하기를 기대해왔다. 그러므로 빨리 협상을 마무리 짓고 원전 수출에 매진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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