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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주변 갑상선암 공동소송' 2심 패소에 부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9월 05일(화) 19:37
지난달 30일, 원전 주변에 거주하며 갑상선암에 걸려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공동소송단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월성·고리·영광·울진 원전 등 한수원이 운영하는 발전소 인근에 거주하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김모 씨 등 피해자 2,800여 명은 한수원을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에서 또 패소했다. 공동소송 원고들은 각 원자력발전소 인근(반경 10㎞ 또는 30㎞)에 5년 이상 거주하면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한 환자(618명)와 그 가족들이다
이날 판결 선고 이후 ‘갑상선암 공동소송 시민지원단’은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평생 질병으로 고통받는 핵발전소 지역주민의 고통을 외면했다”며 대법원에 즉각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또 종교환경회의도 <핵발전소 지역 주민 ‘방사선 피폭’ 피해 외면한 2심 판결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핵발전소 인근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건강상의 피해가 있다는 것은 정부의 조사 결과에서도 분명하게 보여지고 있고, 이미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증거가 되고 있다.”면서 “재판부는 한수원이 배출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미만’이라는 사실만을 근거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2심 재판부인 부산고법 민사5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암이 특정 병인에 의해 발생하고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게 대응하는 특이성 질환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원전 주변 갑상선암 피해자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항소 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갑상선암 발병과 이 사건 발전소의 방사선 배출 사이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고, 개별적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도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발생 원인과 기전이 복잡다기하고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할 수 있으며, 방사선 노출 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원전 인근 주민들의 피폭선량은 일반인에 대한 선량한도보다 훨씬 낮으며, 원전 부지의 제한구역 경계에서의 연간 유효선량 한도보다도 낮은 수치”라면서 “원고 등의 피폭선량은 인간이 땅이나 우주, 음식물 등으로부터 받는 자연방사선 피폭선량보다 훨씬 낮은 수치”라고 밝히면서 “원고들의 주장은 독자적 견해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주장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전신피폭선량은 공법상 구제기준보다 낮고, 한수원이 배출한 방사성 물질로 인한 환경오염이 발생한 사실이 없고, 원고들이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방사선에 피폭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1심 판결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인용한 2심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무책임하고 성급한 측면이 있다. 환경부가 지난 6월 8일 공개한 ‘월성원전 지역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보면, 반경 5km 내의 주민 960명 중 740명(77.1%)에게서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주민 34명의 염색체를 표본조사한 결과 16명(47.1%)의 염색체가 심각하게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조사팀이 국내에 비교자료가 없어 염색체 이상에 대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재판부가 건강영향조사 최종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나서 판결을 해야 함에도 이를 간과한 것은 2심 재판부의 구태의연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대법원의 최종심에서는 정부의 건강영향조사 최종보고서는 물론이고, 국내외의 관련 역학조사 자료 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 합리적인 판결을 하길 바란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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