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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국회’를 위한 반성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7월 17일(월) 19:08
제헌절 75주년을 맞았다. 국회의원 선거법 논의 못지않게, ‘선출된 국회의원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 21대 국회가 만 3년이 지났다. 스스로 반성하는 입장에서, 지금까지 우리 국회가 어떻게 일해 왔는지에 대해, 국회사무처와 국회입법조사처 협조를 받아 조사해온 자료를 중심으로 제시하겠다.
국민의 입장에서, 국회 본회의가 언제 열리는지 예측하기 어렵다. 국회가 스스로 작성한 연간 국회 운영 기본일정도 실제 준수되지 않고 있다. ‘연간 국회 운영 기본일정’에 의하면 21대 국회에서 2020년 8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국회 본회의를 156회 개최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그런데 ‘그 계획된 날짜’에 실제 본회의가 개최된 경우는 45회, 28.8%에 불과하다.
국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 운영 계획도 지키지 못했다. 21대 국회는 여야 합의로 ‘일하는 국회법’을 통과시키고, 법률안 심사를 충분히 하기 위해 매월 3회 이상의 법안소위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회 스스로 이것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2018년부터 금년 5월까지 각 상임위의 법안소위 개최일수는, 일하는 국회법이 시행된 2021년 3월 이전의 경우 월평균 1회, 그 이후의 경우 월평균 1.1회로 큰 변동이 없었다.
여야 간사간 합의가 없으면 법안소위를 개최하지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다. 법안소위를 정기적으로 열어야 한다. 법안심사를 위한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 우리 국회 회의 개최일수도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난다. 우리 국회는 본회의, 상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틀어 연평균 567회의 회의를 개최한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 의회의 연평균 회의 개최일수를 보면, 미국 2393회, 영국 1579회, 프랑스 1335회, 독일 751회로, 우리 국회의 회의 개최일수보다 네배 또는 세배 이상 많다.
반면 우리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발의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가결되는 법률안의 수도 외국에 비해 훨씬 많다. 20년 전 16대 국회 4년 동안 의원발의 법률안은 1651건에 불과했다. 그런데 21대 국회 만 3년 동안 발의된 법률안은 2만160건으로, 20년 사이 법안발의는 12배 이상 급증했다. 법안의 발의 건수가 많아, 20대 국회 당시 법안 평균 심의시간이 1건당 9.7분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국회에서는 최근 연평균 6411건의 법률안이 발의되고, 그중 2103건, 즉 32.8%가 가결되었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연평균 7350건의 법률안이 발의되지만, 그중 가결되는 것은 173건, 즉 2.4%에 불과하다. 영국의 경우 발의되는 법률안이 연평균 230건이고, 그중 평균적으로 56건, 즉 24.3%가 가결된다. 결국 우리 국회의 경우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회의 개최일수는 훨씬 적은 반면, 법률안의 발의와 가결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불충분한 법률안 심사는 위헌법률로 이어질 수 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28건의 위헌결정이 있었다.
미국 하원에서는 연평균 1483회의 회의를 통해 각종 청문회를 개최하여, 이해관계인의 진술을 직접 청취하며 법률안을 심사하고 있다. 우리 국회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의원 5인 이상이 요구하는 경우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청문회 개최 요건이 완화되어야 한다. 국회의원 평가요소로 법안발의나 가결 건수를 언급하는 관행이 있다. 2000년 봄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에서부터 이런 기준의 평가관행이 시작되었다고 하며, 이후 정당 공천과정 심사과정의 참고자료로 반영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입법활동에 대한 평가는 정성적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일하지 않는 의원에게는 수당을 주지 말아야 한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이 징계를 받은 경우 국회의원 수당의 지급이 제한되지만, 구속된 경우에는 수당이 계속하여 지급되고 있다. 이것은 국회 관계법의 허점이다. 이미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구속기소되면 수당 지급이 제한되므로, 국회의원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수당법 개정안이 이미 발의되어 있는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조속히 심사하고 처리하여야 한다.
‘일하는 국회’를 위한 여야간 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회 혁신을 위한 국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 회의에 대한 국민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법안의 심사에 숙의를 더할 필요가 있다. 입법청문회, 입법영향분석 등 다양한 대안을 위한 여야간 계속적 논의가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시점에 다다랐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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