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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마피아’의 준동 조짐을 미리 차단해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7월 17일(월) 19:08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원자력 패밀리’와 소위 ‘원자력 마피아’는 구별돼야 하고, 애꿎은 원자력 패밀리를 욕먹이는 원자력 마피아는 근절돼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대체로 원자력 진흥 정책을 폈다. 그러다 보니 친원전을 빙자해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인물들도 생겼고, 원자력 관련 기업끼리 카르텔을 형성하거나 한수원 직원과 납품업체가 유착관계를 형성하여 각종 비리를 양산해 왔다. 이들을 통틀어 ‘원자력 마피아’라고 칭한다.
어디든 어느 분야에서든 비리는 있게 마련이지만, 특히 원자력 관련 비리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고, 국가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병폐이다. 10년 전의 악몽이 떠오른다. 여러 형태의 원전 납품 비리, 한수원과 납품업체의 유착관계가 항상 도마 위에 올랐지만, 그 당시 원전 비리의 결정판은 ‘부품의 품질보증서 위조 사건’이었다. 총 6기의 원전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불량 부품이 납품된 사실이 밝혀져 결국 10기의 원전이 가동 중단되는 사태를 야기했다. 원전 안전에 매우 중요한 제어케이블이 불량 부품인 게 밝혀지면서 ‘대한민국 초유의 전력 위기 상황’을 초래했고,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야말로 원전 비리를 발본색원해 조속한 시일 내에 국민께 결과를 소상하게 밝히라.’고 지시해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됐고, 원자력 마피아들은 철퇴를 맞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검찰의 실적 올리기 그물망에 걸려 억울(?)하게 희생양이 된 원자력 패밀리도 있었다.
원자력 관련 각종 비리는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추진의 빌미가 돼 원자력산업을 고사 위기까지 몰고 갔고, 여태껏 원자력 마피아들은 숨죽인 채 암중모색(暗中摸索)하거나 암중비약(暗中飛躍)해 밖으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친원전 정책’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기점으로 이 원자력 마피아들이 서서히 준동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친원전을 사적으로 활용하는 인사들이 등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것도 한수원의 초대 노조위원장인 A씨가 주도하고 있어 더 충격적이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A씨 등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친원전 시민단체를 만들어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원자력 홍보를 명목으로 회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각종 행사와 관광성 견학에 무단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한국원자력국민연대는 지난 2022년 7월 창립한 친원전 단체로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이해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이 단체 이사장은 한수원 새울본부에서 근무하는 A씨가 맡고 있고, 이사도 한수원 직원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 그러나 이들은 회사로부터 별도로 겸직 허가를 받는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37조는 공기업 임직원들이 단체를 설립해 활동할 시 별도의 겸직 허가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A씨 등은 이런 내부규정을 무시하고 겸직 허가 신청을 하지 않고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 단체는 울산 주민들의 원자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 수용성을 확보하겠다는 명목으로 지난 4월 28일 경북 울진에 있는 한울본부에 관광성 견학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자신들이 근무하는 새울본부나 고리본부에서 할 수 있는 일임에도 굳이 먼 데까지 가서 회사 경비 300만 원가량을 사용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4월에는 원전 인근지역인 경주 Y면의 이장들이 월성원자력본부의 경비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선진지 견학을 간다며 여성 동반 일명 ‘묻지마 관광’을 다녀온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무튼 친원전을 빌미로, 원전 진흥을 빙자해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원자력 마피아의 준동 조짐은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를 위해서나 한수원을 비롯한 원자력계를 위해서나 원자력 패밀리를 위해서나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떼거리로 우후죽순 준동하기 전에 미리 뿌리 뽑아야 하는 이유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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