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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멸심(生滅心)과 진여심(眞如心)
정석준 수필가, 법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6월 22일(목) 18:55
ⓒ 경북연합일보
마명보살은 ‘대승기신론’에서 우리의 마음에는 두 가지 마음, 즉 생멸심(生滅心)과 진여심(眞如心)이 있다고 했다.
생멸심이란 마음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측면을 말한 것인데, 이 생멸심이 바로 중생심이다. 중생은 대상에 따라서 온갖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에 번뇌 망상이 마치 죽 끓듯 일어나,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진여심이란 우리의 본래 마음으로서, 이 마음은 맑고 청정하다하여 청정심(淸淨心), 부처님의 성품과 같다고 하여 불성(佛性), 여래의 씨앗을 간직하고 있다고 해서 여래장(如來藏), 이 마음이 나의 참된 주인이라고 해서 주인공, 이 자리는 무엇이라고 이름 붙일 수 없다하여 ‘이 뭣고’ 등으로 부르고 있지만, 마음의 참된 모습을 언어로 설명할 수가 없다. 따라서 ‘대승기신론’에서는 진여를 ‘언어를 떠난 진여’라고 했다.
생멸심과 진여심은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별개의 마음이 아니라 마치 바닷물과 파도의 관계와 같은 것이다. 바닷물이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파도요, 파도는 바닷물을 떠나서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파도와 바닷물은 둘이 아니다.
또 거울이나 푸른 하늘과도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의 본 바탕은 맑고 푸르다. 그러나 때때로 흰구름·뭉개구름·먹구름이 낄 때도 있지만, 맑고 푸른 하늘의 본 바탕은 변함이 없다.
여기서 맑고 푸른 하늘은 우리의 본래 마음이고, 구름 낀 하늘은 생멸심이다. 여기 거울이 하나 있다. 이 거울은 본래 맑고 깨끗했다. 그런데 이 거울에 때가 묻고 먼지가 끼면 물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코가 둘로 보이기도 하고, 한 쪽 눈은 작고 다른 한 쪽 눈은 크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때가 묻었다고 해서 거울이 아닌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맑고 깨끗한 거울이 우리의 진여심이라면, 때 묻고 먼지 낀 거울이 생멸심이다. 때 묻고 먼지 낀 거울도 깨끗이 닦아내면 맑고 깨끗한 거울이 될 수 있듯이 우리 중생도 열심이 수행정진하면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이 마음을 깨치기 위한 방법으로 간경·염불·주력·참선 등 여러 가지 수행방법이 있으며, 참선 수행법에도 관법·묵조선·간화선 등이 있다. 관법(위빠사나)은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조용히 관하는 수행법이고, 묵조선은 일체의 사량(思量)과 분별을 끊고, 고요히 앉아서 마음을 묵묵히 한 곳에 집중해 닦는 수행법이며, 간화선은 화두를 참구하는 수행법이다. 화두란 말씀 ‘화(話)’자, 머리 ‘두(頭)’자, 즉 ‘말의 머리’란 뜻으로, 화두에 의심을 일으키고 정신을 집중시켜 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이 간화선법에 의한 참선수행을 하고 있다.
화두를 참구함에 있어서 서산대사는 ‘선가구감’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기가 참구하는 공안(公案)에 대해서는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해야 한다. 마치 닭이 알을 안은 것과 같이 하고, 목마른 사람이 물 생각하듯 하며, 어린애가 어머니 생각하듯 하면 반드시 꿰뚫을 때가 있을 것이다. 닭이 알을 안을 때는 더운 기운이 지속되며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는 마음과 눈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굶주릴 때 밥 생각하는 것과 목마를 때 물 생각하는 것이나, 어린애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고, 억지로 지어서 내는 마음이 아니므로 간절한 것이다. 참선하는 데에 이렇듯 간절한 마음이 없이 깨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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