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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복제와 불교 교리 
정석준 수필가, 법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6월 15일(목) 19:09
몇 년 전, 유사 종교집단인 라엘리언 무브먼트(Raelian Movement)가 설립한 인간복제사인 미국 클로네이드사가 복제 아기 탄생을 발표해 세상을 경악시켰다.
종교계는 물론 의료계ㆍ과학계ㆍ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심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인간의 난치병 치료 등에 제한적으로 쓰여져야 할 복제기술이 실제 복제인간의 탄생으로 이어지면서 엄청난 파장과 부작용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복제양 돌리가 조로증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복제인간도 어떠한 부작용에 직면할지 모른다는 견해가 많았다.
종교계 특히 인간을 신의 창조라고 믿는 기독교계의 비난은 더욱 거셌다.
로마 교황청은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윤리원칙이 결여된 잔인한 정신상태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고, 이슬람교의 고위 성직자는 “복제인간이 자연법칙을 혼란스럽게 하고 인간 미래의 혼돈 원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가톨릭 정진석 대주교는 “생명공학의 성과를 잘못 사용할 경우 인류에게 크나큰 재앙이 되는 만큼 분별력과 지혜가 요청된다.”고 경고했다.
이와 같이 기독교ㆍ이슬람교 등, 유일신을 믿을 종교에서 인간복제를 윤리적인 면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지만 그 속셈은 인간복제는 성서’코란’에 반하며, 신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반대했다.
성서에 의하면 천지와 만물은 여호와 하느님이 창조한 것이며, 이것은 신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이러한 신성불가침의 영역에 대한 인간의 침해는 올바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제기를 윤리적인 입장에서 개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윤리가 일반윤리가 아닌 종교윤리, 즉 특수윤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한 아전인수(我田引水)의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독교계의 딱 부러지는 입장과는 달리 불교계에서는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교리적으로 인간 복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 복제가 신에 대한 도전이라는 기독교적 관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불교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불교학자는 아니지만 교리적으로 볼 때, 불교의 근본교리와 인간 복제는 전혀 상충되지 않는다고 본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연기법(緣起法)은 무한한 변화의 상대성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 복제와 모순되는 바가 없으며, 또한 후일 삼법인(三法印)으로 자리 잡게 되는 초기 교설인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 역시 변화의 철학이기 때문에, 인간복제를 수용하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고 본다.
복제 인간의 탄생으로 윤회를 성립시키는 업의 이론이 설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는 크게 두 가지의 오해가 내포돼 있다.
먼저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의 운명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생명공학의 기술을 극대화한 가상일 뿐, 구체화될 수 있는 사실을 지적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축생이 될 수 있는 유전자를 제거해 버리고 우수한 인간으로 태어날 유전자를 넣는다고 해서 그렇게 태어난 인간이 끝까지 우수한 인간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복제 인간이 태어났을 경우, 원형의 인간과 복제 인간간의 사고와 행동이 동일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의 운명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조작에 의해 태어난 인간도 성장 과정에서 타고난 형질의 발현에 영향을 주는 변수에 노출된다. 이 변수에 의해 그 인간은 조작자의 의도 또는 원형 인간과는 일치하지 않는 독립된 개체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윤회와 업설은 불교 근본사상이 아니라 인도 고유의 사상을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이끌기 위한 차제설법(次第說法)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 그리고 “하나 중에 일체가 있고 일체 중에 하나가 있다‘一中一切 多中一’”는 화엄사상은 인간복제를 이론적으로 설명해 줄 만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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