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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 문제점과 향후 과제 ①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6월 13일(화) 19:13
ⓒ 경북연합일보
환경부가 실시했던 ‘월성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에 대한 최종보고회가 지난달 31일 개최됐지만, 주최 측의 무성의와 준비 부족에 대해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해 무산됐다.
삼중수소 누출 논란을 빚었던 월성원전 주변 주민의 방사선노출과 건강실태 조사를 환경부가 서울의대 박수경 교수팀에 의뢰해 지난 2021년 12월부터 1년간 원전 반경 5㎞ 내(경주시 양남면·문무대왕면·감포읍)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면서 2022년 5월 삼중수소 누출 관련 중간보고 이어 최종 발표를 하려다 파행이 빚어진 것이다. 주최 측이 서면보고서도 없이 영상으로만 발표하려 하자 보고회에 참석한 100여 명의 주민들이 반발했다. 가까스로 6월 8일 10시에 재개최하기로 합의가 됐다.
원전지역 주민을 무시하는 정부의 고압적인 행태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최종보고회가 무산돼 재개최하기로 했음에도 환경부는 일부 언론에 조사 결과 보도자료를 미리 배포해 ‘월성원전 주변 암 발생, 전국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적다’는 식으로 여론전을 폈다는 점이다.
보도자료에만 의존해 몇 개 언론이 보도한 조사 결과를 보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월성원전 주변 3개 읍·면 암 발생은 전국과 비교해 남성은 88% 수준이고, 여성은 82% 수준이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비교는 표준인구집단 발생률에 대비해 특정 집단 발생률을 95% 신뢰 수준에서 비교하는 ‘표준화 발생비’(SIR)로 이뤄졌고, 갑상선암의 경우 월성원전 주변 여성 발생비가 전국보다 16% 낮았다. 남성은 월성원전 주변이 3% 높았는데 환경부는 표준화 발생비 신뢰 수준을 고려하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밝혔다.
월성원전 주변 주민 874명 소변검사(체내 방사성 물질 측정)에선 삼중수소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이 연간 기준 0.00008mSv(밀리시버트)로 법적 기준 1만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월성원전 최인접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46명의 검사에선 방사성 세슘·스트론튬·플루토늄·아이오딘 등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또 빗물·지하수·해수·토양 등 환경매체 방사성 물질 농도는 월성원전 정기 측정 시 나온 값과 비슷했다고 한다.
이처럼 환경부는 원전이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아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대다수 주민은 ‘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보다 오히려 낮다’는 환경부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1년 넘게 조사를 실시해놓고 서면 결과 보고서 없이 구두로 보고 하려는 게 분통이 터진다며 격분했다.
6월 8일, 다시 주민설명회가 개최됐다. 주최 측은 이번에는 건강영향조사 최종보고서 책자와 주민설명회 자료까지 준비해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나눠주는 친절(?)을 보였다. 저번보다 많은 200명 정도의 주민들이 참석했고, 언론사의 취재 경쟁도 뜨거웠다.
예상 소요 시간을 훨씬 넘겨 3시간 가까이 설명과 질의, 응답이 진지하게 이어졌다. 환경부의 보도자료에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유의미한 내용이 최종보고서에 담겨 있었다. 해석하기에 따라 원전 측이나 친원전 정책을 펴는 정부로서는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이다.
아무튼 환경부는 조사 결과를 호도하려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에 편승해 형식적인 보고회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행태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극단적인 탈원전도 문제지만,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책이 극과 극을 오가는 것도 위험한 선택이다.
필자는 그동안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함께 문제점을 분석하고, 향후 과제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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