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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전환에 얼마를 투자하시겠습니까
김은아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5월 24일(수) 19:26
ⓒ 경북연합일보
이번 칼럼 제목은 다가오는 총선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를 대상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이다.
국회의원 후보의 투자 우선순위는 향후 입법과 예산 편성으로 국가 발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유권자는 그 후보의 미래에 한 표를 던지며 간접적으로 투자에 참여한다고 볼 수 있다.
녹색전환은 여러 가지 요소를 포함하는데, 탄소중립, 자원생산성 향상, 기후변화 적응, 생물다양성 보전, 환경보건 등의 정책영역과 그것을 촉진하는 기술혁신,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 등이 기반을 형성한다.
여기서 탄소중립 요소는 세계 주요국에서 이미 기회로 인식해 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기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최근 관심을 받는 유럽의 탄소중립산업법,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에너지 전환으로 대표되는 탄소배출 감축 관련 산업을 촉진하는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녹색전환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에서도 탄소중립과 자원안보 목적 외의 녹색전환 요소에서 산업경쟁력 강화 방향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특히 기후변화 적응의 경우 위기요소라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그것을 기회로 만드는 창의적인 접근이 아직 부족하다. 예를 들어 농작물 생산량 감소와 식량자원 안보 위기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기후 스마트 농업, 식량공급 블록체인 등은 신산업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위기감이 가시화되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줄이거나 회피하는 산업이 기회의 땅이 될까? 아직은 빵값이 계속 올라도, 배달 음식값이 몇천 원씩 올라도, 비가 갑자기 많이 오거나 땡볕이 외출을 힘들게 해도 내 식습관을 바꿔야 하거나 이사를 할 필요까지는 없다.
만약 전 세계 농작물 생산량이 반으로 줄게 된다면? 식량안보로 그나마 생산되는 것들을 수출하지 않게 된다면? 폭풍우와 폭염이 심화돼 우리 집 유리창이 버티기 힘들거나, 외출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한다면? 그때의 기후변화 적응 기술과 산업의 가치는 지금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늘어날까? 영화 마션의 마지막 대사처럼 문제를 풀기 위해 계속 노력하다 보면 살아갈 방법은 찾을 것이라 믿지만, 문제를 해결해서 더는 기후위기가 위기가 되지 않을 때까지 세계 각국은 치열하게 또 경쟁하게 되지 않을까? 지금의 탄소중립 기술 패권 경쟁은 나중에 돌아보면 상대적으로 살만한 시절의 경쟁이고, 2030년 이후 기후위기 적응 기술 경쟁은 생사를 걸고 뛰어들어야 하는 치열한 판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물론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불확실성이 높은 전망이다.
그럼에도 최근 접한 두 개의 기사는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하나는 ChatGPT의 놀라운 능력에 관한 기사였고, 다른 하나는 “유럽의 물 전투”에 관한 기사로 극심한 가뭄이 지속돼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았다.
전자는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이 해가 다르게 빠르게 발전하는 미래사회를 묘사하고, 후자는 수천 년간 지속해왔던 농업에서 물 문제 때문에 먹을 것이 부족하게 될 것을 걱정해야 하는, 과거로 후퇴하는 듯한 미래사회를 묘사한다.
동시에 미래와 과거를 경험하는 것 같은, 시간여행을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상의 대화에서 ChatGPT의 놀라운 능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현재의 사람들은 나와 내 자녀의 미래 일자리를 걱정할지언정 돈이 있어도 먹고살기 힘들 수 있는 미래가 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본 칼럼은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존재하지만 아직 잘 와닿지 않는 위기를 해결하는 녹색전환 요소의 산업과 기술에 투자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면서 작성했다.
언제던 어려운 시기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일상 용어가 된 “대전환”, “기후위기” “팬데믹”, “OO안보” 등은 많은 영역에서 전례 없는 어려움이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안보는 원래 국방에 어울리는 단어였지만 요즘은 경제안보, 자원안보, 식량안보, 기술안보 등 다양한 영역에 붙어 사용된다.
이는 국가의 안전보장에 영향을 주는 영역이 확장돼 절박한 심정으로 관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는 먼 미래를 대비하기에 너무 어려운 여건이며, 이러한 시대에 투자는 실패 가능성이 낮은 곳을 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적어도 국가 재정은 신중한 평가에 근거해 기회 영역 개척에도 충분히 투입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직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기후변화 적응을 비롯한 다양한 녹색전환 기술과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섞인 전망을 해본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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