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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SMR 국가산단 유치’에 따른 명과 암 ④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5월 08일(월) 18:47
ⓒ 경북연합일보
필자는 저번 칼럼에서 경주시 감포읍의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문무대왕면의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단(예정지)에서의 혁신형 SMR(i-SMR) 연구개발이 실패한다든가 SMR 수출시장을 미국 등 원전 강국이 선점한다든가해 상황이 여의찮으면 정부와 원자력연구원은 i-SMR 사업은 아예 접고, 애초에 ‘꿈의 원자로’로 각광받던 4세대 원전인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SFR)>(이하 파이로-고속로) 연구개발을 이곳에서 계속할 속셈이라고 밝혔는데, 최근의 한·미 정상회담에 따른 업무협약으로 여차하면 배를 갈아탈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었는데 한·미 협약으로 애초 계획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렇지만 김칫국부터 마시기에는 아직 이르다. 정식 계약도 아닌, 그냥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협약일 뿐이고 세부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훗날의 사업이라 변수가 너무 많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국수력원자력(주)는 SK·SK이노베이션과 공동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가 만든 SMR 개발사 테라파워와 협약을 맺었고, 향후 테라파워와 전략적 협력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인데 SFR 노형인 테라파워의 나트리움(NATRIUM) 실증로, 해외 후속로 등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리게 될 전망이라 한다.
SK그룹뿐만 아니라 경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수원도 가세하겠다는 건데, 이제는 싫든 좋든, 지역 주민들이 찬성하든 반대하든 종목 전환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셈이다.
게다가 <한·미 ‘SMR 드림팀’이 경북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세운다>는 보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호재 같지만, 달리 해석하면 경주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경북도는 한국이 미국과 공동으로 ‘미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글로벌 600조 원 시장 선점에 나선다며 경주시와 울진군이 SMR 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울진군에 따르면,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이 울진에 SMR 모듈 6개로 구성되는 소형 원자력발전소를 2030년까지 건설해 462㎿의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우리나라가 개발할 i-SMR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라는 데 있다.
우리가 주도하는 사업도 아닌 데다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연구 종목도 아니어서 난관도 많고 혼돈도 피할 수 없다. 미국 업체의 결정과 판단에 따라 일희일비해야 하고, 자칫하면 SMR 국가산단에 미국 SMR의 협력업체나 하청업체만 입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SMR 국가산단에서 연구개발할 SMR은, 원자력연구원이 개발에 성공한 중소형 다목적 일체형인 ‘스마트 원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i-SMR’인데 뜬금없이 다른 SMR의 부품 생산기지로 전락할 수도 있게 됐다.
둘 다 하면 금상첨화 아니냐, 하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잘못하면 게도 구럭도 다 잃게 된다. SMR이 상용화되고 수출이 이뤄지려면 아무리 빨라도 2030년 이후여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변수가 너무 많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이러한 혼돈은 지자체가 실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업적 홍보를 위해 SMR의 장점과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평가는 맞다 치더라도 ‘SMR의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만큼은 전문가들 모두 고개를 젓고 있다. 아직 만들어 보지도 않은, 실증도 안 된, 상용화도 안 된 SMR에 대해 누가 확신을 할 수 있겠는가.
올해 1월, SMR 개발자 뉴스케일의 발표에 따르면 462MW SMR의 전력 단가 추정치가 2021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원전은 용량이 작을수록 비경제적임을 개발자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SMR의 미래는 안갯속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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