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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SMR 국가산단 유치’에 따른 명과 암 ③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4월 24일(월) 19:30
ⓒ 경북연합일보
필자는 저번 칼럼에서 지역 국회의원과 경주시가 공히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는 경주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이끌 ‘세계적인 블루오션’이고, 문무대왕면이 ‘꿈의 원자로’인 SMR 국가산업단지 예정지로 선정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에 대해 이는 과대·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국가산단으로 확정된 게 아니라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에 따른 ‘15개 후보지 중의 한 곳’이다. 지난달 정부는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면서 6대 핵심과제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을 국가첨단산업으로 선정하면서 15개 국가산단 후보지도 선정한 것이다. 문제는 6대 과제와 연계된 ‘후보지’가 국가산단으로 최종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경주가 국가산단 지정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설령 험난한 행정절차를 통과해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더라도 ‘SMR 국가산단의 성공’은 안갯속이다.
경주시가 계획하고 있는 SMR 국가산단 조성 시기는 2030년까지이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이하 연구소)가 2030년 이전에 i-SMR 연구개발에 성공해야 기업 유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SMR의 실증단계까지는 8∼10년이 소요된다. 그래서 아무리 빨라도 2035년에서 2040년이 돼야 소형원전의 실물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SMR 연구개발과 국가산단 조성은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해결과제도 첩첩산중이다.
더 큰 문제는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SMR을 수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정부나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의 계획에는 SMR의 실증단계인 ‘실증로 건설’이 아예 없어 상용화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9월, 한국일보가 <연구원이 “SMR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실증로 건설을 통한 제작, 건설, 운전 시현성과 경제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경주에 소형원자로 건립 필요성’을 처음으로 인정>이라고 단독 보도해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연구원은 오보라며 한발 물러섰고,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국내에 실증로를 건설할 계획은 없으며, 따라서 후보 부지에 대해 논의된 바도 없다”라고 한국일보의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경주시도 여전히 실증로 건설은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어불성설이다. 일반적으로 원자로 개발은 ‘실험로-원형로-실증로-상업로’의 4단계로 이뤄진다.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해야 이러한 단계를 거쳐 상용화를 이룰 수 있다. 상용화에 성공해야 수출도 가능한데 실증로 건설은 없다니 정말 자가당착이다.
경주시민을 우롱한다기보다 우선 시작부터 해놓고 보자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논란이 심할 게 뻔한 실증로 건설 문제는 ‘폭탄 돌리기’하고 미래 과제로 떠넘기자는 꼼수다. 또한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이 호재를 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정치적인 계산도 깔려 있다.
SMR이 ‘세계적인 블루오션’이라면서 수출도 못 하면 국가산단을 조성할 필요도 없는데 정부나 연구원은 왜, 무엇 때문에 총사업비를 3966억 원이나 투입해 연구소를 짓고 국가산단까지 조성해 이 사업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걸까. 혹시 다른 꿍꿍이속이 있을까.
그렇다. 자칫 SMR 국가산단이 계륵(鷄肋)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연구소와 국가산단이 폐기되지 않고 쓸모가 있어서다. 여차하면 배를 갈아탈 속셈이다. i-SMR 연구개발이 실패한다든가 SMR 수출시장을 미국 등 원전 강국이 선점한다든가 해 상황이 여의찮으면 i-SMR 사업은 접고, 애초에 ‘꿈의 원자로’로 각광받던 4세대 원전인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SFR)>(이하 파이로-고속로) 연구개발을 이곳에서 계속할 태세인 것이다.
쉽게 말해, 연구소와 국가산단은 i-SMR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파이로-고속로’ 연구를 위한 기반시설이자 전진기지인 셈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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