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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나라에서 행복한 노인이 될 수 있을까?
최병화 선임기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4월 09일(일)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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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38%에 달한다. 통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적어도 한 명은 빈곤에 처해 있다는 뜻이다. 현재 기대수명은 약 83세이니 국민의 1/3이 약 18년간 빈곤하게 살다가 세상을 뜨는 셈이다’는 조사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청년 세대에게는 미래에 대한 심각한 불안으로 다가 올 것이다. 나 역시 빈곤한 노후를 맞이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 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청년들은 젊을 때 돈을 모아서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자며 ‘파이어족’이 되기도 하고, 어차피 돈을 모을 가망이 없으니 마음껏 소비하자며 ‘욜로족’ 이 되기도 한다. 또 불안한 미래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없다며 비출산을 선택하기도 한다. 각각의 반응은 다르지만 결국 원인은 비슷하다. 바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이러한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 바로 최근 국민연금 제도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다. 윤석열 정부는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연금개혁’을 내걸고 국민연금 제도를 손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살펴보면, 기존 9%인 연금 보험료율을 최대 15%까지 인상하는 것이 핵심 개혁안으로 보인다. 이 개혁안의 배경에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로 인해, 2055년에는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된다는 진단이 있다. 기금이 고갈되면 지금의 청년 세대는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할수도 있으니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발표와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안 그래도 불안에 떨고 있던 청년 세대는 더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보험료를 올려도 나중에 혜택을 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니 차라리 그 돈을 주식에 투자하거나 사적 연금으로 돌리는 것이 노후 대비에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금 기금이 고갈된다고 해도 연금을 못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흔히 알려진 것과는 조금 다른 분석이다. 그 이유는 국민연금 제도가 기금만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금 제도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의 경우, 이미 한참 전에 기금이 고갈된 나라들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나라들이 연금 제도를 바탕으로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고 있다. 이렇게 연금 제도가 운영될 수 있는 것은 각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약 130년의 연금 제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독일의 경우, 현재 연금 지급액의 25%를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많은 나라들이 출산과 군 복무, 실업 등으로 연금 보험료를 내기 어려운 국민들에게 정부가 대신 보험료를 내주는 ‘연금 크레딧’ 제도를 운영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일본의 경우, 첫째 아이부터 3년치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정부가 대신 납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첫째 아이를 출산했을 경우 아예 크레딧이 없고, 둘째 아이는 12개월, 셋째 아이는 18개월의 크레딧이 지급된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한 나라 치고는 산모에 대한 지원이 매우 부족한 편이다. 이러한 제도의 차이는 결국 우리나라 국민들의 연금 수령액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군 복무, 실업, 명예퇴직 등으로 연금 납입 기간은 짧아지는데, 그만큼 정부가 보조해주지 않으니 수령액 또한 줄어드는 것이다. 위에서 드린 말씀을 요약하자면, 결국 연금 제도를 튼튼히 유지하기 위해 정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해법 역시 세대간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정부 예산은 곧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결국 미래 세대의 조세 부담이 더 커진다는 말이된다. 연금을 둘러싼 세대간 형평성 문제는 결국 정책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이다. 냉정히 말해서 현재의 청년 세대가 더 큰 부담을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과거에 비해 부양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앞으로는 청년 세대가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설계하는 것, 그리고 그 설계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에서 말한 ‘출산 크레딧’이나 ‘군복무 크레딧’ 제도를 적극 확대한다면 대부분의 청년들은 환영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현재 윤석열 정부의 연금 개혁은 ‘보험료 인상’ 등 일부 쟁점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의 근본에는 청년 세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정부 정책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있다.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보험료 인상을 밀어붙인다면 오히려 더욱 큰 불안과 갈등만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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