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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는 어떤 종교인가? ②
정석준 법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4월 06일(목)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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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동학의 대중적이고 현실적인 교리는 당시 사회적 불안과 질병이 크게 유행하던 3남 지방에서 신속히 전파되었다. 포교를 시작한 지 불과 3~4년 사이에 교세는 경상도·충청도·전라도 지방으로 확산되었으며, 이에 조정에서는 동학도 서학과 마찬가지로 불온한 사상적 집단이며 민심을 현혹시키는 또 하나의 사교(邪敎)라고 단정하고 탄압을 가하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1863년에는 최제우를 비롯한 20여 명의 동학교도들이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죄로 체포되어, 최제우는 이듬해 대구에서 참수형을 당하였다. 그때 수운의 나이 41세였다. 그를 따르던 사람들이 그의 글을 모아서 ‘동경대전(東經大全)’과 ‘용담유사(龍潭遺詞)’를 엮었다. 천도교의 사상은 한국에서 역사적으로 내려오던 유불선(儒佛仙) 전통뿐 아니라, 민간에 퍼져 있던 무속신앙 및 새로이 전래된 서학(西學, 천주교)을 통합한 측면이 강하다. 즉 주역의 선후천 순환논리를 받아들였고, 당시 기층민 사이에 뿌리내리고 있던 도참(圖讖)사상,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신선사상도 흡수하였다. 위와 같이 여러 민중사상을 흡수하여 동학이 완성되었고 “도(道)는 비록 천도(天道)이나, 학(學)은 동학이다. 운(運)은 하나이고 도는 같으나 이치는 다르다”고 ‘논학문(論學文)’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서학에 대응하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동학은 여러 사상의 단순한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교조 최제우가 20여 년 간의 구도 끝에 얻은 교리, 즉 한울님의 말씀은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으로 귀결된다. 인내천 사상은 기일원론적(氣一元論的) 우주관 속에서 한울님을 바로 자기와 일체화시킨 인간관 제시이다. 이런 기론(氣論)에 바탕한 인간관은 그 지극한 기를 자신의 정성에 따라 내 몸 속에 영원히 모실 수 있는(侍天主), 그리하여 한울님과 하나가 되는 사상이다. 곧 인내천의 교리는 내유신령(內有神靈)으로 자신의 몸속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 하여 시천주(侍天主) 신앙을 유도한다. 또한 사람이 곧 한울님이므로 사인여천(事人如天), 즉 사람을 한울님 섬기듯 섬겨야 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따라서 인내천에서 도출된 신관은 편향적 유물론이나 유신론에 반대하고 오직 물심(物心)만이 근본일체라는 지기일원론(至氣一元論)에 입각하여 개인과 사회의 한편만의 가치를 지양하고 사람을 본위로 한 원천으로 돌아가 개인이 곧 사회요, 사회가 곧 개인인 개전일체(個全一體)를 깨달아서 동귀일체(同歸一體)할 것을 주장한다. 다시 말해 당면한 의식주 해결뿐만이 아닌 지향해야 할 진정한 목표는 바로 우리민족을 먼저 구하고 세계인류를 구하자는 포부를 가지고 출발하였다. 한 마디로 천도교 교리를 요약하면 종교적으로 신인일체, 철학적으로는 개전일체, 윤리적으로는 자타일체로서, 이 모두가 인내천에 의한 동귀일체에 비롯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빼 놓을 수 없는 사상의 하나는 후천개벽론(後天開闢論)이다. 최제우는 ‘용담유사’에서 인류 역사를 크게 두 시로 구분하여, 창도 후의 새 시대를 후천(後天)이라고 하고, 구시대를 선천(先天)이라고 하였다. 후천개벽은 선천운수(先天運數)가 지나고 후천운수(後天運數)가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후천운수는 5만년이며, 공간적으로는 인간생활의 전면적 변혁이 시작될 때라 한다. 선천시대의 종교란 천계(天界)의 한울님을 순종하며 천상의 극락을 누리려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었지만, 후천시대의 종교는 인계(人界)에서 한울님을 모시는 지상극락을 누리게 된다고 한다. 또 선천시대는 존비귀천(尊卑貴賤)의 계급주의이지만, 후천시대는 평등주의를 원칙으로 하며, 이에 따라 정치·사회의 제도까지 바뀌어져 국기(國基)가 바로 서고, 모든 사회의 불안이 제거되는 지상극락의 이상사회가 이룩된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의 혼란한 시대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종말론(終末論)을 주창하면서도 다가오는 새 시대야말로 이상시대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 종말론을 주창했다. 그리고 자신이 확립한 동학사상이야말로 오만 년 동안 지속되어온 지금까지의 문명을 해체시키고 다시 오만년 동안 지속될 새로운 문명을 열기 위한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라고 천명하였다. 이러한 후천개벽론은 현실사회를 부정하고 후천개벽ㆍ지상천국을 예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감록(鄭鑑錄)’과 같이 봉건사회를 무너뜨리려는 사회운동의 일면, 즉 혁명성의 일면도 가지고 있었다. 이밖에도 천도교는 민족주의적인 일면을 지니고 있었다. 서양세력의 침투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서 동학의 힘을 빌어 전민족적 차원에서 그 침투를 막아내려는 민족주의적인 성격을 강렬하게 노출시키고 있었다. 즉 외세의 위협에 저항의식의 발로로서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염원하는 사회사상적인 일면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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