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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4가지 방법(四攝法)
정석준 법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3월 16일(목) 19:23
ⓒ 경북연합일보
세계의 많은 석학들, 특히 토인비와 같은 역사학자는 서구 물질문명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으며, 21세기 인류를 구제할 수 있는 사상은 불교사상, 그 중에서도 대승불교의 보살사상이 아니면 안 된다고 주창한 바 있다.
보살(菩薩)은 산스크리트어로 보디삿트바(Bodhi satva)라고 하는데, 이 말을 음사하여 보리살타(菩提薩陀)라고 하며 이를 줄여서 보살이라고 한다.
보살은 위로는 보리(깨달음)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하는 것(上求菩提 下化衆生)을 이상으로 삼는다. 이 중 자신은 구제 받지 못해도 남을 먼저 구제하는데 더 많은 비중과 의미를 두고 있다.
왜냐하면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곧 자기를 구제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승불교의 이상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사섭법(四攝法)이다.
사섭법이란 고통 속에 헤매이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이란 뜻으로, 이에는 보시법·애어법·이행섭·동사섭이 있다.
사섭법은 어떤 덕목보다 이타적(利他的)인 것으로 구성되어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시법(布施法)= 상대편이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아낌없이 주는 것을 말한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사랑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사랑을 주며, 진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진리를 가르쳐 주는 것이 보시법이다.
중생의 삶이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에 익숙해져 있다.
남에게 무엇을 준다는 것, 그것도 조건없이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가운데 하나가 남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것이다. 보시는 애착의 뿌리인 탐욕을 버릴 때에만 가능하다.
△애어섭(愛語攝)=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말 한마디의 값이 얼마나 큰가를 일깨우는 말이다.
한마디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을 찌르는가 하면, 봄바람처럼 얼었던 산하마저 녹이는 따뜻한 말이 있다.
애어(愛語)는 당연히 온 천지를 녹이는 따뜻한 말이다.
곤경에 처한 사람, 슬픔에 잠긴 사람, 좌절과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 따뜻한 한마디 위로의 말은 무엇보다 큰 용기와 희망을 준다.
어린이에게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잘한 것은 칭찬해 주는 것이 더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랑의 말’이 갖는 위력을 실증해 주는 좋은 사례다. 사랑의 말을 하려면 남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잘못도 용서할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하다.
△이행섭(利行攝)= 무엇이든 남을 이롭게 하라는 것이다. 몸으로든 말로든 생각으로든 남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주는 것, 진실한 말로 상대를 신뢰하는 것, 그리고 언제나 남을 위하겠다는 생각, 이 모든 것이 이행(利行)을 실천하는 길이다.
요컨대 세간에서 말하는 선행(善行)을 실천한다면 그것이 이행섭((利行攝)이다.
남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은 남의 입장에서야 한다. 남의 입장에 서면 남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 수 있다.
남의 입장에 선다는 것은 곧 남과 내가 하나로 일치할 때 가능하다. 남은 남이고 나는 나라는 생각이 있으면 언제까지 남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
남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데 남이 원하고 필요한 일을 내가 대신할 수 없다. 그러므로 언제나 남의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동사섭(同事攝)= 늘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화광동진(和光同塵), 즉 빛과 먼지가 함께 어우러지듯 살라는 얘기다.
사람들은 곧잘 자기만 잘난 척하고 자기만 못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수치로 여긴다. 반대로 잘난 사람, 권세가 있는 사람과 가까이 하는 것을 영광으로 안다.
두 가지 태도 모두 잘못된 생각이다. 사람의 값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릴 것 없이 똑같은 것이다.
생명의 값에 결코 고하(高下)와 다소(多少)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모든 이웃을 존중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함이 마땅하다.
높은 사람일수록 자세를 낮추고, 지체가 낮은 사람이라도 자존심(自尊心)을 갖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보살은 이런 태도를 앞장서서 실천해 보여야 한다. 남과 함께 어울려 사는 곳에 평화가 있고 화해가 있으며, 진실한 이해와 만남이 이루어진다.
대승보살, 즉 불교의 이상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려는 사람은 이상의 네 가지 덕목을 앞장서서 실천해야 한다.
남이 먼저 해야 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하면 세월이 억 만겁을 지나도 더불어 사는 밝은 이상사회를 이룩할 수 없다.
누구보다도 내가 먼저 보시(布施)하고, 애어(愛語)하고, 이행(利行)하며, 동사(同事)를 실천할 때 남도 따라서 실천한다. 보살은 남보다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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