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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불)평등을 원하는가? ①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3월 15일(수)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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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학교에 대한 한국사회의 관심은 각별하다. 교육학적 관점에서 학교는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학교는 노동자를 만드는 곳이다. 사회적 지위를 배분하는 곳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근대 제도로서의 학교는 노동시장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졌다. 학교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또는 노동 인력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여겨진) 유소년 인구를 가두어 놓는 장치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시작 단계에서 학교는 감옥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시장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그 사회가 신분사회가 아니게 되었다는 것을 함의한다. 노동시장이 형성되면서 신분보다는 ‘능력’에 따라 일할 것이 기대되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특정한 자리에 배치하기 위한 절차가 필요해졌다. 학교는 사람들을 배치하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수행했다. 학교는 계층을 만들어 냈다. 교육 제도가 층화되는 방식과 노동시장이 층화되는 방식을 연결하는 고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개념화할 수 있다. 하나는 교육 제도가 특정 직업에 필요한 자격을 제공하는 정도다. 특정 수준의 졸업장이 주는 신호의 구체성 수준이다. 신호의 구체성 측면에서 보면 미국은 가장 일반적이고, 독일은 가장 구체적이다. 일본은 중간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의 교육 제도가 노동시장에 보내는 신호에서 핵심 정보는 졸업장 자체보다 졸업한 학교나 성적이다. 다른 하나는 학교-직업 이행 과정을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제도적 장치의 유무다. 이 측면에서 보면 일본이 가장 수준이 높다. 여기에서도 미국이 가장 낮다. 독일이 중간 수준이다. 미국은 학교-노동시장의 연계가 느슨하고 독일은 촘촘하다. 일본은 그 사이에 있다. 미국은 다수가 대학에 진학한다. 교육 체제의 층화 수준이 낮다. 교육은 분권화되어 있으나 교육과정은 일반적이다. 고졸자 다수는 불안정한 2차 노동시장에 접속해 20대 중반까지 어려운 시기를 견딘다. 여기서는 고등학교 졸업장이 큰 의미가 없다. 졸업장은 1차 노동시장에서나 의미 있다. 그 결과 노동시장 초기에 이직이 잦다. 훈련은 직장에서 이뤄진다. 독일은 다수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다. 고졸자는 견습기간 3년을 거친 18세 무렵에 성인 직업으로 진입한다. 일자리는 도제 훈련의 수료 자격에 따라 배분된다. 노동시장은 직종별로 촘촘하게 분화되어 있고, 직종별로 그에 대응하는 교육 훈련과 자격증이 요구된다. 자격증은 동일 직종에서 널리 인정된다. 일본은 미국에 가까우면서도 독일의 특징이 일부 혼합된 사례로 평가된다. 교육 제도의 층화 수준이 낮고 일반교육 중심이라는 점에서 일본은 미국과 유사하지만, 미국과 달리 학교와 노동시장을 직접 연결하는 ‘학교 추천제’라는 제도적 고리가 있다. 이를 통해 청년이 미국과 같이 자유노동시장에 접속하지 않고 독일과 같이 장기고용 내부노동시장에 접속해왔다고 평가된다. 그렇다고 독일처럼 직종별 훈련 자격에 따라 일자리를 배분하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는 학력과 학업 성적에 따라 배분된다. 직접 연계를 통해 취업하므로 연령 제한이 엄격하고, 평생학습 기회는 닫혀 있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특징이 혼합된 사례로, 또는 특정 측면이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되는 독자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교육 제도의 층화 수준이 낮다는 점에서 한국은 미국과 유사하다. 동년배의 대다수가 대학까지 마친다는 점에서 한국 교육 제도의 층화 수준은 미국보다 훨씬 낮다. 교육 과정의 표준화 수준은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높다. 교육 과정이 중앙집권화되어 있고, 교육 프로그램도 표준화되어 있다. 한편 대규모 공채 제도 등과 같은 일본의 특징이 있기도 하다. (계속)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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