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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딜레마 ①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2월 20일(월) 19:20
ⓒ 경북연합일보
일본 정부가 주변국들의 거센 반대에도 이르면 올봄, 늦어도 여름에는 바다에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방류를 강행할 태세여서 엄청난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과 가까운 부산 등 남해안 주민들은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다는 소식에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를 비롯해 울산·경남·전남·제주 등 한일해협에 인접한 5개 지자체는 2년 전 공동 대응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1년에 두 차례씩 회의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하려고 머리를 맞대고 있고,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오염수 방류를 금지해 달라며 후쿠시마원전 운영사인 일본 도쿄전력을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2년에 가까운 소송 기간 5차례의 변론이 진행됐지만, 재판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수산물 시장인 자갈치시장의 상인들은 울산, 통영, 부산, 여수 등 모든 수산물의 거래가 중단되는 그런 시기가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근거 없는 우려라며 안전성에 문제없다고 하지만, 대다수 다른 나라는 물론 일본의 주민이나 시민단체도 안전성이 심각히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중순, 일본 정부는 각료회의를 통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사실상 확정했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올해 봄이나 여름쯤’ 130만t에 달하는 오염수를 방류할 거라는 구체적인 전망이 나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검증을 요청한 일본은 방류 전 최종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데, IAEA와 미국의 분위기는 2년 전에도, 지금도 일본의 해양 오염수 방류에 대해 찬성 쪽이다.
미국은 “우리는 원자력 안전을 위한 IAEA의 기준과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본 주변국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이 국제사회의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요구에 관심을 갖고, 주변국과 태평양 섬나라 및 기타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협의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고, 호주·뉴질랜드·피지 등 태평양 연안의 섬나라들은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까지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범죄”라고 비판에 동참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 처리해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고 거른 뒤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문제는 설령 일본의 주장대로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해도,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저하할 수 있는 삼중수소는 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어떨까. 필자가 보기엔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방식에 대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은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방사성 물질이 해양에서 어떻게 확산할지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바닷물 속으로 흘러 들어가 4∼5년 뒤에는 우리 해역에 도달하지만, 그 농도는 국내 해역 평균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핵심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다.
대체로 친원전으로 분류되는 원자력 전문가들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정 모 교수는 ‘한강 강물에 있는 삼중수소의 농도 수준이다. 우리나라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과학적인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오염수 방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정부는 해양 방사능 조사 지점을 늘리고, 수산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의 대응이 왜 이리 미적지근할까. 그 이유는 뭘까.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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