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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제 개편, 이번에는 반드시 실현해야
전해철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02월 12일(일) 18:53
ⓒ 경북연합일보
더 좋은 미래를 위해서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 없이 사회의 평화와 안전, 복리를 잘 이룰 수 없고 민주주의 사회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해 내기는 어렵다.
현대 사회의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하는 것 역시 정치의 역할이며, 이는 대의정치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11월 17일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주주의를 실시하고 있는 19개국 가운데 ‘다른 당 지지자 간에 갈등이 있냐’는 질문에 ‘강하다’혹은 ‘매우 강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90%), 미국(88%), 이스라엘(83%), 프랑스(74%), 헝가리(71%)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12월 26~27일 조선일보‧케이스탯리서치가 전국 18세 이상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치적인 성향이 다른 사람과 식사 또는 술자리가 불편하다’는 응답이 40.7%로 절반 가까이 나왔다. 정치적 이념이 일상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국민 간 갈등, 분열을 초래하는 등 국가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신과 갈등의 증폭은 대한민국의 분열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상당수 국민들이 정치 양극화의 논리에 갇혀 서로 혐오하고 비판한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 대화와 타협이 되지 않는 획일적인 정치문화가 나타난 것은 상대를 용납하지 않는 대결주의 그리고 지역 간 대립구조 등의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을 빼앗기면 모든 것을 잃는’ 승자독식의 정치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보니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당리당략이나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며 갈등을 유발해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양극화된 정치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고 있기에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
정당한 가치와 이해관계를 기초로 합리적이고 균형을 갖춘 정치구도가 형성되어야 하며 그 토대 위에서 정책을 중심으로 토론하고 타협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그간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미완에 그쳤던 정치개혁을 이제는 서둘러서 이루도록 해야 한다. 국민을 분열시키는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야 대한민국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정당이 제도화되어 충분한 예측 가능성을 갖고 권력이 아닌 원칙에 따라 기능해야 한다. 시스템 공천의 확립과 실천, 정책 정당의 실현,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의 정착 등이 필요하다. 나아가 정치개혁을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정책연대, 입법연대 등 협치의 제도화, 협치의 필요성을 제고하는 근본적인 선거제도 개선,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고 분권을 이루기 위한 개헌 등이 대표적인 의제로 이야기되어 왔다.
사실 이러한 정치개혁 필요성과 의제에 대한 논의, 제도적 개혁을 위한 노력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문제는 실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국회 스스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의회 구조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필요성에 대한 공론화나 의지를 표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현되도록 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때이다.
다행히 최근 정치개혁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선거구제 개혁에 대한 공감대 속에서 초당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모든 것을 가져가는 현행 선거법으로 인해,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서로 정치 권력 획득을 위해 대립하는 정치구조가 만들어졌고 소수 정치세력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야가 비타협의 선명성으로 대립하면서 정책적 토론과 검증보다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양산해 정치권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국회에서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이 쟁점화될 때면 회의 등 기본적인 국회 운영과 논의 절차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다 다양한 세력들이 국회에서 정당하게 정치적 주장을 펼치고, 이에 따라 정책을 중심으로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거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행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낮은 비례성으로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점유가 비례하지 않고, 과대대표되거나 과소대표되면서 대표성도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낮은 비례성의 원인으로 전체의석에서 비례의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는데 좀 더 근본적으로는 현행 소선거구 위주의 선거제도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현행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는 갈등과 대결의 정치구조를 양산하는 만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와 함께 여야 의원들이 정파를 초월해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모임 등을 통한 초당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정파를 뛰어넘는 실질적인 참여 속에 당리당략 등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와 합의의 과정이 진행되어야 하지만 원칙은 비례의석 수와 비중을 충분한 수준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고 아울러 제도 자체를 현행에 비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고하고 지역구도를 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비례대표제 개선방안 외 지역구의 경우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방안과 중대선거구제, 도농복합선거구제 등 제시되는 다양한 안들도 모두 논의 대상에 올려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민주적 공론을 모아 이번에는 반드시 선거법을 개혁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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