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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⑤
정석준 법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12월 29일(목) 18:58
ⓒ 경북연합일보
“이 제1원인을 하나님이라고 부른다.…모든 것에 원인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 하나님도 원인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처럼 원인이 없이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다면, 세계도 원인이 없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여, 서구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으며, 실존주의철학자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여, 유일신을 믿는 종교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지. 기실 본디부터 없던 신을 있는 것으로 잘못 믿어 오다가 뒤늦게 없다는 사실을 알아 낸 것뿐인데, 마치 신을 죽이고 살리고 하는듯한 말은 사실 우스운 이야기이지. ‘죽었다’는 말은 그 전에는 살아있었음을 전제하기 때문이 아닌가? 비록 뒤늦게나마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았다면 그 전까지의 잘못된 믿음을 버리기만 하면 될 터인데 말이다.”
친구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내가 계속 말을 이어 갔다.
“기독교에서는 인류의 시조인 아담ㆍ이브가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 먹음으로 인하여,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고 낙원[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고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단절되어 버렸는데, 하나님이 인간을 너무 사랑하셔서 외아들 예수를 이 땅에 보내 주셨고, 예수께서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보혈을 흘리심으로써[代贖], 구원의 길이 열렸다고 말한다. 그런데 죄를 대신하여 죽을 수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거니와, 죄를 대신해 죽었다면 인간이 그 전과는 뭔가 좀 달라져야 할 텐데 인간이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오히려 점점 더 사악해져 가고 있음에도 구원의 길이 열렸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대신해 죽었다고 하지만 「마태복음」을 보면 ‘제9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하는 뜻이라(15:34)’라고 기록하고 있는 등, 예수님의 행적(行績)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록하고 하고 있는 공관복음서(共觀福音書 : 마태, 누가, 마가복음) 어디에도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대신해 죽었다는 말은 눈을 비비고 살펴보아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대신해 죽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예수의 죽음을 미화한 사실의 왜곡이요 날조가 아닌가?”
“친구는 성경의 단면만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군. 「요한복음」 에는 ‘세상 죄를 대신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1;29)’, 「로마서」 에는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4:25)’, 「디모데전서」 에는‘그가 사람을 위하여 속전(贖錢)으로 주셨으니(2: 5)’등, 예수님의 대속에 관한 기록이 많이 있는데,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군.”
“내가 「성경」 의 단면만 보고 이야기한다고? 「신약성서」는 저자의 신학적 의도에 따라 집필했기 때문에 상이한 내용이 많이 있지.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복음서를 해석하는데 기준이 되는 것은 공관복음서가 아닌가? 그 공관복음서에 예수님의 임종 시 대속에 관한 기록이 일체 없고, 신학자들도 공관복음서에 없는 「신약성서」 는 정확성ㆍ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앞으로 커플 티셔츠를 입은 청춘남녀 한 쌍이 발걸음을 맞춰가며 뛰어가고 있었다. 참 다정스럽게 보였다.
“…기독교인들로부터 하나님과 예수님의 사랑은 무조건 주시는 ‘아가페적인 사랑’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친구도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그럼, 하나님은 외아들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 주셨고, 예수님은 우리 죄를 대신해 죽으셨으니, 이 보다 더 큰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구약」 을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못하지. 하나님은 인간의 시조인 아담ㆍ이브가 사탄의 꼬임에 빠져 선악과를 따 먹자 에덴동산에서 추방해 버렸고,”(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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