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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 핀란드냐, 한국이냐 ②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12월 26일(월) 19:27
ⓒ 경북연합일보
핀란드는 세계 최초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고준위방폐장) 부지를 확보해 에우라요키에 심층처분시설을 건설 중인데 이 온칼로 방폐장은 2025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에우라요키시(市)는 경주와 마찬가지로 원자력 허브 도시다.
에우라요키에는 핀란드 원전 4기 중 3기가 있고, 중·저준위방폐장이 있고, 고준위방폐장이 건설 중이다. 원전 운영사인 TVO, 방폐물 관리 전담기관 Posiva Oy가 소재해 있다.
필자는 에우라요키 시장 일행과의 간담회에서 핀란드와 한국이 원자력과 관련해 현황은 많이 닮았지만, 원자력 정책과 관련해서는 뚜렷하게 대비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담회 도중에는 핀란드란 나라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이상한 나라’다 싶었는데 질의응답을 마치고 나서는 우리 한국이 도로 이상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1989년부터 방사성폐기물 최종처분장 부지 선정을 위해 8차례나 노력했지만 계속 부지확보에 실패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정부는 중·저준위방폐장 부지를 먼저 선정하기로 하고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의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유치지역에 대한 다양한 지원은 물론 추가로 엄청난 인센티브까지 약속하고, 신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주민투표 끝에 경주에 중·저준위방폐장 건설을 확정했다.
총 9차례나 방폐장 부지 선정을 시도했지만 중·저준위방폐장만 부지확보에 성공해 현재 운영(처분) 중이고, 고준위방폐장 부지확보는 특별법 제정도 안 된 상태여서 아직 시도조차 못 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방폐장 부지확보를 위해 ‘지질학상의 안정성과 시설의 안전성’보다는 주민수용성을 우선시해 결과적으로 경주방폐장은 연약 암반, 지하수(담수, 해수) 유출, 활성단층 등의 문제로 부지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끊임없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경주의 예정 부지가 ‘방폐장 부지로 적합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정부는 방폐장 건설을 강행했다.
더더구나 정부는 중·저준위방폐장 찬반 주민투표 당시에 유치지역에 약속한 인센티브를 대부분 이행하지 않아 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고, 방폐장 유치에 찬성했던 많은 시민은 당시의 선택(찬성률 89.5%)을 후회하고 있다.
반면에 핀란드는 우리와는 정반대였다. 핀란드는 법률과 의회의 결정을 바탕으로 가장 안정적인 지반을 찾아 후보지로 정한 후, 시와 시의회와 시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대 의견도 수렴하는 등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 마침내 고준위방폐장 부지를 확보했다.
경주시민 아니 우리 국민의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점은, 고준위방폐물이 중·저준위방폐물보다 수천 배 더 위험한데도 고준위방폐장 건설에 59%가 찬성했다는 것이다.
더더욱 이해가 안 되는 점은, 우리나라는 중·저준위방폐장 유치 당시 3천억 원의 특별지원금을 비롯해 수조 원의 특별사업지원비에다 추가로 인센티브까지 내걸었는데 핀란드는 고준위방폐장 건설과 관련해 에우라요키시에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았고, 주민들에게도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았고, 주민들도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핀란드의 세계 최초 고준위방폐장 건설 성공 요인은 정부와 의회, 에우라요키의 시와 시의회, 시민 간의 신뢰였다.
그리고 기존의 원전과 중·저준위방폐장 운영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폐물 사업은 투명한 소통과 정보공개를 통한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한 에우라요키 시장의 말이 필자의 가슴에 와닿았다.
우리가 새겨야 할 대목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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