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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감포 ‘제2 원자력연구원 조성’ 중단 기로에 서다②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11월 07일(월)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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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은 경주 감포읍 일원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을 위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이하 연구소)를 건립 중이다. 연구원은 그다음에 연구소 인근에 ‘제2 원자력연구원’(이하 제2 연구원)을 조성하여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과 소듐냉각고속로(소듐을 원자로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로) 연구개발’(이하 파이로-고속로) 시설을 설립하려는 속셈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제2 연구원’의 조성도, ‘파이로-고속로’ 연구도 모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25년간 총 7,889억 원을 들여 진행해 온 연구이고, 원자력계가 ‘꿈의 기술’이라고 부르는 이 연구가 이제 실증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중단 기로에 선 것이다. 정부가 ‘고준위방폐물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관리계획을 세우고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파이로-고속로’ 연구 항목이 사라져버렸다. 정부가 ‘파이로-고속로 연구’를 왜 이렇게 홀대하게 됐을까. 특별법 제정의 기반이 되는 정부의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이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핵폐기물의 독성과 부피, 처분면적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재처리 기술인 파이로 기술개발에 대한 항목이 빠졌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은 고준위방폐장 부지 확보가 요원하다. 프랑스·영국처럼 재처리 후 처분하는 방식이 훨씬 유리하지만, 일부 정책 결정자들이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고 실증로 건설 등에 추가적인 예산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파이로 같은 재처리 방식을 특별법에 담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고 한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파이로는 쉽게 생각하면 쓰레기를 최대한 분리수거·재활용해서 버리자는 것인데, 폐기물 처분에 대한 법안에서 이를 빼고 직접 처분만을 고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한국 정부는 지난해 7월 미국 정부와 함께 파이로의 기술성·경제성·핵 비확산성의 연구성과를 담은 ‘한미 원자력연료주기공동연구 10년 공동연구 보고서’를 승인한 바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원자력진흥위원회가 적정성 검토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파이로 기술개발을 지속할 것을 의결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파이로 연구개발이 불투명해진 것은 같은 달 산업자원부가 수립한 ‘제2차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에 폐기물의 처분에 대한 내용만 담기고 ‘처리기술’에 대한 내용이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수립한 1차 기본계획에는 ‘장기적으로 관리시설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용후핵연료의 부피·독성 저감 연구와 타당성 입증 지속 추진’이라는 항목이 있었지만, 지난해 말 문재인 정부가 1차 계획을 일부 수정한 2차 계획을 수립하면서 이 내용이 누락된 것이다. 그러다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과제에 ‘파이로프로세싱 한미 공동연구 마무리와 향후 계획에 대한 대미 협의’가 주요 내용으로 담겼지만, 정작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는 파이로와 관련된 내용이 다시 빠졌다. 정부 관계자는 “2차 기본계획에 파이로가 빠진 이유는 배제할 목적이 아니라 원천적인 기초 연구개발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기초 연구개발 쪽에서 재원 등이 확보되면 정책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향후 파이로 연구는 ‘개념 설계와 파이로 실용화 연구시설 구축·운용’ 등에 십여 년이 소요되고,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보면, 정책 입안자들이 파이로 연구개발에 난색을 보이는 것은 파이로 실용화 연구시설 구축과 운용, 다시 말해 ‘실증로 건설과 실증’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결국 ‘실증로’가 문제이다. 논란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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