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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원전 수출 소송전’ 양 정상 간의 합의 정신으로 풀어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11월 01일(화) 18:35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을 상대로 원전 수출 관련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폴란드의 첫 원전 사업자에 웨스팅하우스가 선정되면서 한국은 첫 번째 수주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폴란드 총리는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장관과 회담한 뒤 자국의 원전 프로젝트에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랜홈 장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웨스팅하우스는 폴란드의 첫 원전 사업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폴란드 원전 프로젝트는 6∼9GW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EDF(프랑스) 3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폴란드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유럽을 중심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하는 가운데 나왔다. 한국으로서는 그간 수주에 공을 들여온 폴란드 원전이 안보 논리에 의해 미국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두 번째 수주는 폴란드의 민간 기업이 추진 중인데 한국이 낙점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1일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장관,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ZEPAK) 경영진이 방한해 서울에서 한수원과 폴란드 신규 원전건설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하니 ‘패트누브 원전’ 수출에 파란불이 켜진 셈이다.
폴란드가 미국 원전을 1차로 도입한 후에 2차로 한국 원전을 도입하겠다고 나선 것은 가격 경쟁력과 시공 능력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원전 수출 소송 문제에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최대경쟁자인 한수원을 견제하려고 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1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한수원의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이 자신들의 ‘시스템80플러스’를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자사의 동의 없이 해외에 수출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이번 소송에서 한수원의 원전 수출이 미국의 원전 기술 수출통제를 위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원자력법은 상업용 원전과 관련해 미국 기술의 이전은 에너지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어쨌든 동유럽의 안보 불안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이 폴란드 원전 수주를 받았으니 웨스팅하우스의 전략은 일단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작년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원전 협력에 합의하면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해외 공동 수출 방안 등을 협의해왔는데 불화가 생긴 것이다.
이제 양 정상 간의 합의 정신을 살려 폴란드 원전 사업 공조에 나설 필요가 있다.
웨스팅하우스도 현실적으로 마냥 한수원을 무시할 수 없다. 웨스팅하우스는 한때 세계 1위 원전기업이었으나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지지부진해 현재 독자적인 원전 시공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원전 디자인의 표준화와 한 장소에 같은 설계의 원전을 여럿 건설하는 기술력 면에서 저비용·고효율의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원자로나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기를 우리가 공급할 여지는 충분하다.
아무튼 지식재산권 소송 문제가 장기화하면 한국의 독자적인 원전 수출길이 막힐 수 있고, 체코 원전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무적으로 풀어야 한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원전 4기를 수출할 당시에도 지식재산권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당시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에 기술자문료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미국 측의 승인을 받았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이상 수출’이라는 목표를 내건 정부와 한수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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