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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감포 ‘제2 원자력연구원 조성’ 중단 기로에 서다①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10월 31일(월) 17:50
ⓒ 경북연합일보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은 2028년까지 총 7,210억 원을 투입하여 경주 감포읍 일원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이하 연구소)를 건립 중이다. 이곳에서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연구개발이 이뤄진다. 필자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연구원은 이 연구를 시작으로 야심 찬 계획, 즉 다른 꿍꿍이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원은 지금의 70만 평보다 부지가 더 확보된다면 연구소 옆에 ‘제2 원자력연구원’(이하 제2 연구원)을 조성한 후, 대전시민들이 ‘내가라’라고 주장하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과 소듐냉각고속로(SFR: 액체 나트륨 즉 소듐을 원자로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로) 연구개발’(이하 파이로-고속로) 시설을 설립하려 한다. 한마디로 말해, 궁극적인 목표는 ‘SFR 연구개발 및 실증’이다.
그런데 이 ‘제2 연구원’의 조성도, ‘파이로-고속로’ 연구도 모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경주시민들로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실험재료로 쓰는 이 연구가 무산된다면 다행스러울 수도 있지만, 국익 차원에서 본다면 정부가 25년간 총 7,889억 원을 들여 진행해 온 연구가 중단 기로에 섰으니 과연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필자도 착잡한 심정이다. 아무튼 제2 연구원의 조성도, 파이로-고속로 연구도 모두 중단된다면 환경단체는 환영할 것이고, 연구원은 그동안의 연구성과가 수포가 돼 실망이 클 것이고, 경주 감포 인근 주민들은 각자 처지에 따라 환영하기도 실망하기도 할 것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연구원이 1997년부터 개발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방식이다. 사용 후핵연료를 500∼650도의 고온에서 전기분해 해 이 안에 있는 다양한 핵물질을 특성별로 분리·회수해 폐기물의 부피를 줄이고, 일부는 다시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이다. 즉 폐연료봉 부피는 약 20분의 1, 방사성 독성은 1,000분의 1로 줄어든다. 따라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규모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원자력계에서 파이로가 ‘꿈의 기술’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런데 25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실증 단계에 접어든 이 기술에 대한 항목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관리계획을 세우고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증발해 파이로의 기술개발·완성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저간의 사정은 이렇다. 정부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한국이 전 세계에서 기술적 우위에 서 있는 파이로 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특별법 제정의 기반이 되는 정부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핵폐기물 재처리 기술인 파이로 기술개발에 대한 항목이 빠졌기 때문이다. 파이로는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 기조에 맞춰 윤석열 정부가 11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시켰던 프로젝트지만, 법안 마련 과정에서는 배제된 것이다.
원자력계에서는 25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갑자기 ‘파이로-고속로 연구’를 왜 이렇게 홀대하는지 다음 칼럼에서 밝히고자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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