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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가 들려주는 신라사의 진실 ⑥
정석준
신라문화해설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10월 27일(목)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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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보희는 꿈을 바꾼 것을 후회하여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지 않았다. 공(김춘추)은 이에 첩으로 삼았는데, 아들 지원(知元)과 개지문(皆知文)을 낳았다.」 자매가 한 남자를 지아비로 섬겼다는 것, 동생은 정실부인이고 언니는 첩실이었다는 것을 현대인들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풍습은 신라시대 뿐만 아니라 고려시대에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는 일이었다.
7. 김유신은 열일곱에 영모와 첫 결혼을 하였다. 『삼국사기』 <태종 무열왕조>에는 ‘왕 2년(655) 10월, 왕의 딸 지소(智炤)가 대각간 유신에게 시집갔다’고 적고 있다. 지소는 김춘추와 김유신의 누이인 문희의 딸이다. 이때 김유신의 나이는 예순 살로 환갑이었다. 그리고 『삼국사기』 <열전 김유신조>에는 김유신의 아내 지소 부인은 아들 다섯, 딸 넷을 두었다고 적고 있다. 「유신의 아내 지소 부인(智炤夫人)은 태종대왕의 셋째 딸이다. 아들 다섯을 낳았는데, 맏아들은 이찬 삼광(三光)이요, 둘째 아들은 소판 원술(元述)이요, 셋째 아들은 해간 원정(元貞)이요, 넷째 아들은 대아찬 장이(長耳)요, 다섯째 아들은 대아찬 원망(元望)이었고, 딸이 넷이었다. 또 서자에 아찬 군승(軍勝)이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의 성명은 알 수 없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김유신이 지소부인과 결혼했다는 기록 외에, 다른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 김유신은 환갑이 될 때가지 독신으로 지냈다는 말인가? 『화랑세기』는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화랑세기』 <15세 유신공조>에 따르면 ‘김유신은 진평왕 34년(612), 열일곱의 나이로 하종공의 딸 영모(令毛)와 첫 결혼을 한 것’ 으로 전하고 있다. 하종은 세종 전군(殿君)과 미실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데, 하종의 어머니인 미실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진흥ㆍ진지ㆍ진평의 세 임금을 쥐고 흔든 미모의 여걸이었다. 그 미실의 손녀가 유신의 첫 부인이었던 것이다. 김유신은 환갑의 나이에 결혼하여 79세까지 살았는데, 그 나이에 5남 4녀를 두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첫 번째 부인인 영모와의 사이에 자식은 없었는지, 영모 외에 다른 부인은 없었는지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으나, 김유신의 5남 4녀가 전부 지소부인이 낳은 자식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을 것 같다.
8. 왕궁은 성골 집단의 거주지였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진덕왕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온다. 「시조 혁거세로부터 진덕왕까지 28대왕을 성골(聖骨)이라고 불렀으며, 무열왕으로부터 마지막 임금까지를 진골(眞骨)이라 불렀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김춘추는 왜 성골이 되지 못하고 진골의 신분이었을까?’하는 점이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고대사회에서 신분의 높낮이를 결정짓는 것은 혈통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김춘추는 25대 진지왕의 아들인 용수를 아버지로, 26대 진평왕의 딸인 천명공주를 어머니로하여 태어났으므로 혈연적으로는 순수한 왕족임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김춘추는 성골이 사라진 뒤에야 왕위를 계승할 수 있었다. 이 의문을 푸는 열쇠는 ‘춘추의 아버지인 용수가 왜 왕위를 계승할 수 없었을까?’하는 문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용수가 왕위를 계승할 수 없게 된 이유를 찾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성골과 비성골을 구별 짓는 요소가 될 것이다. 용수와 춘추 두 부자가 어떤 이유로, 언제부터 비성골이 되었느냐? 하는 시기와 원인은 전적으로 그의 조부인 진지왕에 있다고 생각된다. 진지왕은 정치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폐위된 왕이다. 『삼국유사』 <왕력편>에는 “진지왕묘는 애공사 북쪽에 있다.”고 했는데, 능(陵)이라 하지 않고 묘(墓)라고 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진지왕이 폐위되고 왕의 신분도 박탈된 후, 그 아들 용수ㆍ용춘, 손자인 춘추의 신분도 성골에서 진골로 강등되었다고 보아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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