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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소형원자로 필요성’ 보도, 가짜뉴스일까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10월 03일(월) 19:25
ⓒ 경북연합일보
필자가 예전 몇 번이나 “경주 감포에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이란 미명 하에 연구소를 만들어 놓고 언젠가는 핵연료가 동반되는 ‘실증로 건설’을 추진”할 게 명확하다고 예견했던 일들이 이제 현실화, 구체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해 왔는데 서서히 마각을 드러낸다고나 할까. 오보라는 둥 발뺌하고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랴.
경북도와 경주시가 감포읍 일원에 국내 SMR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립과 연계해 ‘SMR 국가산업단지’을 유치하기로 하고, 주낙영 경주시장이 사업비 2억5,000만 원을 확보해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착수하는 등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가운데 며칠 전 경주시에 호재인지 악재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기사가 떴다.
한국일보가 <‘탈원전’ 기조 바뀌자… 경주에 소형원자로 건립 필요성 첫 인정>이라는 제목으로 단독 보도한 기사를 요약하면 이렇다. <9월 26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회 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 따르면, 그동안 기술 검증을 위한 실증로(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만드는 시험용 원자로) 개발 필요성을 줄곧 부인해왔던 연구원은 SMR 개발을 위한 실증로 건설 계획을 묻는 이 의원 질의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실증로 건설을 통한 제작, 건설, 운전 시현성과 경제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필요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아울러 연구원은 “국내 고유 SMR의 2030년대 글로벌 SMR 시장 적기 진입 및 해외 개발 SMR 대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장기 발전전략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향후 국회 포럼 등을 통한 국내 실증로 건설 논의 활성화가 요구된다”며 정치권이 여론 조성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보도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연구원은 오보라며 한발 물러섰고, 궁지에 몰린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부는 ‘혁신형 SMR의 국내 실증로 건설 관련’이라는 제목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과기정통부는 산업부와 공동으로 ‘혁신형 SMR의 핵심 기술개발과 인허가 획득을 위한 R&D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 ‘2023년∼’2028년, 총 3,992억 원) ○현재 국내에 실증로를 건설할 계획은 없으며, 따라서 후보 부지에 대해 논의된 바도 없음>이라고 한국일보의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이 모든 게 ‘눈 가리고 아웅 하기’에 다름 아니다. 뻔한 사실을 가지고 얕은 수로 국민을 속이려고 해봤자, 아니 책임을 떠넘기려고 해봤자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수작이다. 원자로 개발의 필수 단계인 ‘실증로 건설’을 위한 여론 떠보기,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다.
그동안 필자가 여러 경로로 주장(또는 예견)한 내용은 대강 이러하다. <정부와 연구원은 ‘SMART 원자로 개발’(지금은 ‘혁신형 SMR’로 통칭)이라는 미명 하에 연구단지부터 조성하는 당근책을 펼치고 나서 추후 ‘제2원자력연구원’을 설립하여 ‘대전시민들이 내가라’라고 요구하는 기피시설을 은근슬쩍 들여오려고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혁신 원자력연구개발’이 새로운 사업이라기보다는 결국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기술)과 소듐냉각고속로(액체 나트륨 즉 소듐을 원자로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로. 소형원자로의 일종) 연구개발’ 시설을 경주 감포에 지으려는 것이다.>
아무튼 정부와 연구원이 경주시민을 만만하게, 우습게 보는 태도는 변함없다. 경주를 자기들 멋대로 해도 되는, ‘원자력산업의 희생양’으로만 여기는 정부와 원자력 기관들에 대해 경주시민들은 이번에야말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다음에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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