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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공원, 관광 상품화’ 과연 바람직한가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9월 12일(월) 20:44
ⓒ 경북연합일보
황성공원은 인근 경주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안식처이자 산책로, 놀이터, 운동장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황성공원이 관광 상품화되더니 관광객들의 인기 방문지가 되면서 경주시민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아마도 맥문동을 대량으로 식재한 이후부터일 것이다.
보랏빛으로 물든 맥문동 군락지가 너무 예쁘다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황성공원의 아늑하고 포근한 공간을 맥문동에게, 관광객에게 빼앗겼다는 자괴감과 허탈감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다.
황성공원의 상징은 당연히 울창한 소나무 숲이다. 옛사람들은 마을 주변의 특수한 기능을 지닌 숲을 ‘임수(林藪)’로 지정하여 보존 관리했다. 황성공원은 ‘고양수(高陽藪)’라 불리며 신라시대부터 관리해온 역사적인 숲이다. 그래서 황성공원은 본래 생명력 넘치는 숲이었다. 그런 황성공원이 이제 본연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게다가 경주시는 신라달밤 황금조명 갤러리 사업의 일환으로 ‘황성공원 경관조명 설치 사업’을 펼쳐 밤 시간대 공원 전역을 환하게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소나무 숲속 산책로에 보행 유도등, 맨발 산책길 투광조명, 소나무 투광조명등을 설치해 고풍스러운 소나무 숲의 운치와 함께 산책할 수 있는 경관을 연출했다.
김유신 장군 동상이 위치한 독산을 오르는 계단 주위에는 반딧불을 연상하는 레이저 조명, 스텝 조명등, 김유신 동상의 웅장한 모습을 부각시키는 동상 투광등을 설치했다. 이 사업에 대해 경주시는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황성공원의 지나친 관광상품화와 변모에 반발하는 시민들도 많다.
황성공원의 과도한 개발과 맥문동 식재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민원이 계속 제기돼 경주환경운동연합은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한 후, 지난 5월 24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무분별한 맥문동 식재는 올바른 방법도 아니고 과도한 소나무 가지치기로 오히려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며 맥문동 식재 중단을 촉구했다. 그 후 7월 28일 주낙영 경주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양측 전문가 토론회 개최를 합의했다.
맥문동 식재뿐 아니라 황성공원 관리 전반을 논의하고, 일반 토론회 형식보다는 세미나 형식으로 환경연합 측 전문가의 의견을 경주시가 경청하고, 경주시 정책 전문가도 발제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주시는 황성공원의 맥문동 식재 이유를 ‘맥문동 꽃구경 및 소나무 보호’라는데 필자가 보기에 맥문동 식재가 오히려 소나무를 위태롭게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경주시는 맥문동과 관계없이 소나무의 생장을 위해 가지치기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소나무 가지치기는 키가 작은 소나무를 살리기 위한 조치’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황성공원의 소나무가 밀집해서 자라다 보니 가지를 낮게 뻗은 소나무는 햇빛을 못 받아 고사한다면서 햇빛을 골고루 들게 하려고 가지치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현장을 확인해보니 맥문동을 식재한 주변만 가지치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문동을 심은 곳의 소나무마다 가지치기를 이상하게 하여 그 우람하고 울창하던 소나무의 위용은 사라지고 꼴사나운 솔숲이 된 것이다. 아마도 햇볕이 많이 들어오도록 해서 맥문동을 돋보이게 하고, 사진이 잘 나오게 하려고 이런 황당한 가지치기를 한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이 생겼다.
아무튼 9월 말로 예정된 ‘세미나 형식의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황성공원 솔밭의 건강성과 숲 본래의 다양성’을 살리면서 경주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환영할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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