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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불교의 우주관〔4법계〕(2)
정석준 (불교법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7월 14일(목) 18:16
ⓒ 경북연합일보
우리가 익히 아는 연기의 정의, 즉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므로 저것이 일어난다”는 말씀을 되새겨 보더라도, 이 세상의 천지만물은 서로서로 인(因)이 되고 연(緣)이 되고 과(果)가 되면서 끝없이 생성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주만물은 그 어느 것도 홀로 생겨났다가 홀로 없어지는 것이 있을 수 없고, 또한 이런 모든 연기하는 것이 어떤 본체를 떠나 있는 별개의 현상이라고도 할 수 없으니, 연기실상(緣起實相)을 사무쳐 보아 본체적인 실상의 면과 현상적인 연기의 면을 구분하지 않고 일관(一貫)하여 연기론으로 발전시킨 것이 화엄경을 소의경전으로 하는 화엄종(華嚴宗)에서 말하는 소위 법계연기론(法界緣起論), 다른 말로 무진연기론(無盡緣起論)인 것이다.
당나라 법장이 지은 『화엄경채현기(華嚴經採玄記)』에 보면 법계라는 말을 해석함에 법은 자성을 가져 남이 알게 하는 것이란 뜻을 가진 말이고, 계(界)는 ‘원인이 된다’, ‘성품을 변치 않는다’, ‘나누어 구별 짓는다’ 등의 뜻을 가졌다고 하였다. 
이로써 보면 법계(法界)란 일체의 모든 존재가 각자 그 영역을 지켜 서로 엇갈리거나 뒤섞임이 없이 잡다한 가운데서도 질서를 가지고 정연하게 조화를 유지해 가면서 연기하고 있는 우주 만법의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라 하겠다.
의상대사는 “하나의 먼지가 온 우주를 머금었고(一微塵中含十方), 한없는 긴 시간이 곧 한 생각(無量遠劫卽一念)”이라고 했다.
  작은 먼지 하나를 내 밥그릇의 밥알 하나라고 생각해 보자. 밥알이 된 쌀 한 톨은 농부의 수고로움으로 영글었다. 그와 동시에 햇볕과 비와 적절한 거름과 땅의 힘 등이 또 작용을 했다. 
내 앞의 이 밥이 이렇게 놓이기까지 물류를 도운 운전자와 중개를 한 상인들과 밥을 지은 주부의 노력이 모두 합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뿐 아니다. 이 쌀 한 톨은 그 전의 볍씨 한 개가 낳은 결과이고, 그 볍씨는 우주일체와 사람들의 협동으로 형성됐고, 또 벼와 벼는 무한 상응 속에서 거슬러 올라간다. 이렇게 보면 내가 먹는 밥 한 알이 엄청나게 많은 다른 인연들과 관계 속에 상입상즉(相入相卽)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밥 한 알이 무수한 상입상즉의 연관성을 지니고 있듯이, 사회생활에서 한 개인의 생각과 행동 역시 전체 사회와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또 사회전체 분위기는 자연환경과도 연관을 맺는다.
서로 미워서 적대감으로 엉킨 사회는 맑고 고운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 네 일이 곧 내 일이라고 여기는 일심(一心)의 상황이라야 한다. 
사회에는 다양한 인격들이 있으나, 결국 그 다양한 인격들은 서로 직간접적으로 의존해서 통일된 그물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 
개인주의는 전체주의만큼 망상이고 허상이다. 사회 속에 개인이 독립된 단위가 아니듯이, 개인은 전체를 위해 강압적으로 희생돼도 좋은 하찮은 부품이 아니다. 
개인은 일심( 一心)이다. 그 일심이 체적인 일심을 돕는 일심이 돼야 한다.
법계연기설은 곧 이러한 우주만법(宇宙萬法)은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서 연기된 것이 아니요, 만법 그대로가 서로 서로 인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존재하고 있다는 우주만법 그대로의 현실적인 모습에서 연기의 실상을 밝힌 것이다. (끝)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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