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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자력 녹색분류체계 포함’과 그 파장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7월 11일(월)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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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유럽연합(EU)의 입법부인 유럽의회가 6일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투자를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포함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유럽의회는 친환경 투자 기준인 택소노미에 가스와 원전을 포함하는 규정안을 투표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639명의 의원 중 328명이 찬성표를 던져 가결했다고 AP·AFP통신 등이 전했다. 278명은 반대표를 던졌고, 33명은 기권했다. 지난 2월 EU집행위원회가 이 규정안을 발의했을 때만 해도 무난한 가결이 예상됐지만, 회원국과 의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원전이나 천연가스 발전을 택소노미에 포함할지를 두고 의견이 양분됐다. 원자력은 탄소 배출을 하지 않지만 방사성폐기물을 양산하고, 가스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탄소 배출의 주범인 석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행기의 원료로 봤다. 원자력에 의존하는 프랑스와 석탄에 많이 의존하는 폴란드는 이번 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 정부는 이 규정안이 법제화되면 EU를 상대로 소송하겠다고 위협했다. 덴마크와 다른 회원국들은 탄소를 배출하는 가스를 녹색으로 분류하면 EU의 기후변화 대항 의지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여론은 나라 사정마다 달랐음에도 이 규정안의 통과는 문제없을 걸로 예상됐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상황이 급반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회에서는 이 규정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가스 투자가 늘어나면 결국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하고 러시아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규정안에 대한 반대파는 과반인 353명의 반대표를 확보하는 데 결국 실패했다. 이로써 2023년부터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은 EU 택소노미 규정집에 포함돼 이에 대한 투자는 녹색으로 분류되게 된다. 이번 가결로 11일까지 EU 이사회 27개국 중 20개국 이상이 반대하지 않으면 원자력과 천연가스는 내년 1월부터 그린 택소노미에 최종 포함된다. 사실상 EU 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 포함이 확정된 셈이다. EU 택소노미는 어떤 경제활동을 하거나 환경기준을 충족하면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으로 분류될 수 있는지를 담은 분류체계다. EU의 기후·환경 목표에 맞는 투자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과 조건을 담고 있어 기업과 투자자, 정책 입안자가 투자 활동에 참고할 수 있는 도구다. EU는 이 분류체계를 공공자금 지원에도 적용한다. 아무튼 이번에 EU가 원전을 택소노미에 포함함으로써 국내에 미칠 파장이 아주 크다. 한국의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셈이다. 앞서 우리나라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지침서에서 원자력발전은 녹색분류에서 제외하고, 액화천연가스발전은 조건부로 포함했다. 그러던 중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겠다고 공약해 정부와 대립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환경부는 EU의 택소노미 제정 과정을 지켜본 후에 K택소노미를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한다는 계획을 밀어붙일 명분을 얻게 됐다. 환경부는 K택소노미 개정안 초안을 7월 말이나 8월 초에 내놓은 뒤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9∼10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그리고 EU 택소노미에 원전 포함으로 우리의 원전 수출도 순항할 가능성이 커졌다. 동유럽 국가의 자본 확보가 수월해지면서 윤 대통령의 공약인 원전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체코·폴란드 등 한수원이 역점을 두던 국가에 수출문이 열렸다는 평가이다. 이처럼 ‘EU의 원자력발전 녹색분류체계 포함’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그 파장이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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