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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불교의 우주관〔4법계〕(1)
정석준 불교법사,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7월 07일(목) 17:58
ⓒ 경북연합일보
4법계(四法界)란 우주의 질서를 설명하는 화엄종의 우주관이다. 
화엄사상의 기본 철학적 구조는 법계연기(法界緣起)이다. 
즉 우주의 모든 사물은 그 어느 하나도 홀로 있거나 일어나는 일이 없이 모두가 끝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원인이 돼 중중무진(重重無盡, 끊임없이 이어짐) 관계로 엮임으로써 대립을 초월해 하나로 융합하고 있다는 사상을 말한다. 
무진연기(無盡緣起)의 법칙과 뿌리를 같이 한다.
화엄경의 교리에서 사법계란 법계(法界, 인식 대상)를 4가지 방면으로 관찰해 4가지 법계로 나누는 것이니, 곧 현상과 본체와의 상관관계를 사법계(事法界)·이법계(理法界)·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礙界)의 넷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사법계는 『화엄경』의 중요한 이치만이 아니라, 실로 대승불교의 철리(哲理)를 체계적으로 총괄한 것이다. 
그러므로 4법계란 대승불교의 우주관 내지 궁극적 이치를 말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사법계(事法界)
사법계(事法界)란 현재에 생겨나고 변천하고 없어지고 하는 여러 가지 차별한 현상계(現象界)를 말하는 것이다. 
이 현상계의 모양이 천태만상(千態萬狀)이어서 통틀어 표시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마는, 불교에서는 이것을 5온(5蘊 : 色·受·想·行·識)라고도 하고, 75법 혹은 100법이라고도 하는데, 『화엄경』에서는 모든 사법(事法)은 서로 장애되지 않고 원융(圓融)하여 서로서로 인이 되고 연이 되어 한량없이 생겨나고 없어진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법계이다.  

이법계(理法界)
이법계(理法界)란 우주 만상의 참 성품인 본체계(本體界)를 말하는 것이니, 한량없이 차별한 현상계인 사법계는 인이 되고 연이 되어 생겨나서 변천하다가 필경에 없어지는 것이지만, 이 본체는 생겨나지도 없어지지도 않고 늘지도 줄지도 아니하면서 끝없는 세월에 변하지 않는 절대의 진리라는 것이다.
이 이법(理法)은 우리의 말로는 형용할 수 없고 마음으로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끝까지 어떻다고 설명할 도리가 없는 것이므로 억지로 공(空)이라 하지마는, 공이라는 말만으로는 이 절대적인 경계를 표현할 수 없으므로 공이라는 생각까지 없어지는 경지에서만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을 중도(中道)라고 하거니와, 이것이 이른바 이법계(理法界)이다.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란 차별한 현상계와 평등한 본체계와의 관계가 그것이 곧 그것이어서 서로 여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니, 하나의 이법(本質, 眞如)에 대하여 변하지 않는[不變] 뜻과 인연을 따르는[隨緣] 뜻이 있다는 것이다. 
고요한 편으로 보면 이법에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지만, 움직이는 편으로 보면 인연을 따라서 전체가 움직여서 온갖 현상으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이법은 참되고 불생불멸한 우주만유의 본체라, 이런 이법이 생멸 변화하는 현상계의 만유를 연기시킨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대승기신론」에서는 이법(本質)엔 불변하는 면과, 수연(隨緣)하는 면과의 2면(二面)이 있다고 하여 그 연기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으니, 그 본체는 절대 불변이지만 현상적인 면으로 볼 땐 연(緣)을 따라 생멸 변화한다고 한다. 
즉 이법은 그 본성을 변치 않고 연을 따라 온갖 차별현상을 나타낸다는 것이니, 비유하면 금으로 팔찌 반지 귀걸이 목걸이 등, 여러 가지를 만들어 제각기 현상은 다르지만 금으로서의 제 바탕은 한결같이 불변인 것과도 같다고 하겠다.
이법(本體)과 사법(現狀)의 2면(二面)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모순같이도 느껴지나, 그러나 이는 본체와 현상이 따로 없다는 것을 상기할 땐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다시 말하면 본체를 떠나서 현상이 있을 수 없고 현상을 떠나서 본체가 있을 수 없으니, 이런 관계를 일러 “하나도 아니요 그렇다고 또한 둘도 아니다(不一不異)”라고 한다.
이법(本體) 자체를 물에 비유하면, 고요하던 이(理)인 물이, 무명(無明)이란 바람을 만나면 곧 여러 가지 차별한 파도가 일어나는 것이며, 그렇게 한량없이 차별한 현상계도 그 자체나 성품으로 보면 오직 하나의 이법의 이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상계와 본체계는 한 진여의 두 가지 방면으로서 인연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 제 성품이 없는 줄을 알 것이니, 이것이 곧 이사무애법계라는 것이다.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礙界)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礙界)란 우주의 실상(實相)은 본체를 떠나서 현상이 없고, 현상을 떠나서 본체를 말할 수 없는 것은, 앞의 이사무애법계에서 밝힌 바와 같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보면, 차별한 현상계의 온갖 사물(事物)도 그 서로서로의 사이에 번거롭고 복잡한 한량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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