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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방폐물 관리법안, 어디로 가고 있나(Ⅰ)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7월 04일(월)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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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고준위방폐장)의 건설은 핵폭탄급의 중요한 화두다. 그러나 이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번져, 지난 40여 년간 부지선정부터 9차례나 실패를 겪었다. 역대 정부마다 ‘폭탄 돌리기’식으로 해결을 미뤄온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원전 정책 관련 국정과제 내용에 “고준위방폐물 처분을 위해 관련된 절차, 방식, 일정 등을 규정한 특별법을 마련하고 지휘체계로 국무총리 산하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고 약속했다. 그런데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4월 사용후핵연료 포화시점을 기존 2031년에서 2029년으로 2년 앞당긴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 개시에 따라 원전 가동률이 높아지면 사용후핵연료 포화 시점이 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그러자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한 논의가 불붙기 시작했고, 관련 법안들이 국회의원들에 의해 속속 발의되고 있다. 문제는 2029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포화가 임박한 원전 임시저장시설의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데 정부를 비롯해 전문가, 원자력계, 원전지역 주민, 시민단체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정작 현재 발의된 특별법과 개정안들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기반해 반대 진영의 반발이 심하거나, 지역구의 주민들을 의식해 현실에 맞지 않는 법안을 발의하거나 대통령의 정책에 영합하려는 해바라기성 법안을 발의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원자력진흥위원회가 심의·의결한「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부터 원전지역 주민과 시민·환경단체 양측으로부터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원전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의 임시저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 내에 영구 저장할 수 있는 근거로 해석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전 인근 지역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거센 저항이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김성환 의원이 ‘사용후핵연료 특별법’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이 특별법은 부지 내 저장시설 용량을 ‘설계수명 이내의 가동분’으로 제한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준을 설계수명 내 발생하는 것으로 한정해 수명 연장을 봉쇄한 셈이다. 이 법안은 탈원전 정책을 기반으로 만든 데다 새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과 상충하는 부분이 많아 반대가 심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당으로 처지가 바뀐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너도나도 사용후핵연료 문제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거나 관련 법안 발의에 참여하거나 발의를 준비 중이다. 최근 발의한 두어 건의 ‘사용후핵연료 관리법 개정안’을 보면 현실에 맞지 않는 법안이어서 되려 초점을 흐리고 혼란을 주고 있다. 졸속 개정안인 셈이다. 영구정지한 원전 부지 내에 원천적으로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한 ‘방사성폐기물 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정동만 의원은 고리원전이 위치한 부산 기장군을 지역구로 하고 있고, 개정안 공동 발의자 10명 중 7명도 부산지역의 의원들이다. 고준위방폐물을 원전이 없는 시·도에 저장시설을 만들어 인구에 비례해 나눠 보관하자는 내용의 현실성이 없는 ‘방사선폐기물 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황보승희 의원도 부산 중·영도구가 지역구이다. 이 개정안에 서명한 의원 대부분(11명 중 10명)이 부산 의원들이다.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는 바람직하지만, 인기에 영합하려는 설익은 졸속 법안은 지양돼야 한다. 자고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거나 가라앉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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