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용후핵연료 특별법 개정’ 중구난방 안 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7월 03일(일) 19:17
|
|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전 산업 확대가 추진되는 가운데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사용후핵연료의 영구 저장소 즉 공식 명칭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고준위방폐장)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전 가동 시계는 빨라지고 있다. 2031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포화가 임박한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의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데 정부나 원자력 관련기관, 원전지역 주민들 모두가 알고 있다. 월성원전이 있는 경주도 국내 유일 시설인 ‘사용후핵연료조밀건식저장시설(일명 맥스터)’의 증설을 두고 재작년에 시민들 간에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갈려 엄청난 갈등과 대립을 겪은 바 있다. 이 중차대한 사용후핵연료 관련 법 개정은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심도 있은 토론과 이해당사자인 원전 주변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도 필수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통과의례로 진행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6월 21일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 공청회’를 2시간 동안 형식적으로 열었고, 23일에는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주최하고, 국회미래정책연구회가 주관한 ‘사용후핵연료 관리 특별법안 공청회’가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게다가 여당이 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최근 사용후핵연료와 관련해서 경쟁하듯 설익고 비현실적인 법안을 발의하거나 발의를 준비 중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12월 원자력진흥위원회가 심의·의결한 ‘제2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원전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의 임시저장이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 내에 영구저장할 수 있는 근거로 해석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어 원전지역과 환경단체 양측에서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발의한 ‘사용후핵연료 특별법’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특별법은 부지 내 저장시설 용량을 ‘설계수명 이내의 가동분’으로 제한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준을 설계수명 내 발생하는 것으로 한정해 수명 연장을 봉쇄한 셈이다. 이 법안도 원전지역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김성환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에 더해 추가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더니 6월 24일,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방사성폐기물 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영구정지한 원전 부지 내에 원천적으로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하고, 산업자원부 장관 및 방사성폐기물 발생자는 영구정지한 원전 주변지역 관리 및 주민 지원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또한 산업자원부 장관은 영구정지를 변경 허가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 지정 및 보관 기간 등이 포함된 ‘영구정지 시설 방사성폐기물 처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해 원전지역 주민들의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고자 했다. 이 개정안에 따른다면 폐로 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에서는 고준위방폐물을 보관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6월 28일, 고준위방폐물을 원전이 없는 시·도에 저장시설을 만들어 인구에 비례해 나눠 보관하자는 내용의 ‘방사선폐기물 관리법’ 개정안을 내놨다. 지정 처리시설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고준위방폐물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에도 무작정 다른 지역으로 옮기자는 식이어서 이 법안 역시 현실성이 전혀 없다. 고준위방폐장 건설이 늦어진 이유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논의할 내용이 방대하고 사회적 공론화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분위기에 영합하려는 졸속 법안은 지양해야 한다.
|
|
|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최신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