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i-SMR(Ⅱ)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6월 27일(월) 17:27
|
|
 |  | | | ⓒ 경북연합일보 | -세계 시장에서의 각축전-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의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단연 소형모듈원전(SMR)이었다. 양 정상은 “원자력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수출 진흥과 역량개발 수단을 공동 사용하고 회복력 있는 원자력 공급망 구축으로 선진 원자로 및 SMR 개발과 전 세계 배치를 가속할 것”이라며 ‘한·미 원전 동맹’을 선언했다.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93개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원전 강국이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 기술력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우리나라는 원전 후발국이었지만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24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원전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는 몇 개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다. 하지만 SMR 개발 경쟁에서는 여러모로 원전 선진국에 뒤처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원전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한미 원전 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조속히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제3국 원전시장 진출 방안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SMR의 경우 ‘수출 진흥 등 민간 지원 방안, 공동연구 추진, 제3국 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 한미 협력 방안’ 등에 대해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SMR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로선 날개를 단 셈이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우리의 SMR 연구개발 수준은 원전 선진국들과 비교해 걸음마 단계이다. 더구나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시기상으로도 늦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997년부터 시스템 일체형 원전인 SMART라는 SMR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해 2012년에 표준설계인가를 받아 세계 첫 소형원전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지만, 소형이라기보다는 중소형에 가깝고 여러 가지 이유로 10년째 아직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SMR 개발 경쟁에 뛰어들려는 이유는 향후 수십 년간 세계를 뒤흔들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20년 전이 대형원전 경쟁 시대였다면 지금은 SMR 경쟁 시대다. 미국은 뉴스케일이 개발한 혁신 SMR의 설계인증을 마치고 조만간 건설 허가를 신청하려 한다. 영국은 롤스로이스가 SMR 자회사를 세우고 2035년까지 10기 건설을 목표로 설계 심사를 신청했다. 그동안 관망하던 원전 선진국 프랑스도 SMR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도 미국회사와 합작으로 SMR 개발에 착수했다. 소형화를 통한 안전성과 모듈화를 통한 경제성을 동시에 잡는 게 SMR의 핵심이다. 원자력연구원이 모듈 개념을 담은 혁신형 SMR(i-SMR) 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쟁국들보다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SMR 개발에 시동을 걸면 얼마든지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었다. 그래서 경주 감포 일원에 i-SMR 연구개발을 위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이하 연구소)가 건설 중이다. 그런데 정부의 태도가 모호해졌다. 세계 각국이 SMR 기술 개발 고도화와 상용화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고, 새 정부도 국정과제로 선정하며 야단법석을 떨더니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i-SMR 국내 기술개발 예산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발표 때 애초 신청액에서 1,840억 원이나 삭감돼 3,992억 원 규모로 대폭 축소된 것이다. 정부의 속내가 i-SMR 기술 개발에 회의적이라는 신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세계는 SMR 경쟁 중인데 한국의 i-SMR 개발은 순탄하지 않다. 지금도 연구소 건설 현장 입구에는 인근 주민들이 ‘건설반대’를 외치며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
|
|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최신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