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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i-SMR(Ⅰ)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6월 08일(수) 17:36
ⓒ 경북연합일보
바야흐로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을 내건 데다 한국과 미국 정상들의 ‘한·미 원전 동맹’ 선언을 통해 원전 기술 개발과 수출 증진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원자력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위기에 처했던 원전관련 업계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원전산업 부활의 중심엔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이 있다. 영국 국립원자력발전소에 따르면 2035년까지 약 650∼800기의 SMR이 신규 건설될 것으로 전망되고, 시장 규모는 약 400조 원에서 최대 6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자 원전 선진국들은 물론이고 국내 대기업들도 줄줄이 투자에 나서면서 SMR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SK그룹, GS에너지, 삼성물산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은 앞다퉈 SMR 부문에 진출하여 ‘SMR 선두기업’ 자리를 꿰차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그러나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연구개발을 위해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착공식을 하고 한창 건설 중인 경주지역의 시민들로서는 이 ‘SMR 투자 붐’을 마냥 좋다고 해야 하는지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의 SMR 연구개발 수준은 아직 원전 선진국들과 비교해 낮다. 2030년은 넘어야 SMR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관련 기술은 ‘걸음마’ 단계다. 이 SMR의 경제성, 안정성 등 현주소와 미래를, 특히 경주 감포의 연구소에서 연구개발될 i-SMR이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지 시리즈로 점검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i-SMR 개발을 위해 연구소 내에 건설 예정인 ‘연구용 원자로’의 안전성 문제도 따져보려 한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차세대 원전을 국가전략기술 중 ‘초격차 전략기술’로 지정하며 강한 육성 의지를 밝혔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연구개발 비용이 최대 50% 세액공제 되고 관련 규정 개정 등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그런데 새 정부가 ‘초격차 전략기술’로 지정한 이 i-SMR 국내 기술개발 예산이 지난 1일 산업부와 과학기술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발표 때 당초 신청액에서 1,840억 원이나 삭감돼 3,992억 원 규모로 대폭 축소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겉으로는 2028년까지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하고, 2030년대부터 세계 SMR 시장 진출을 위한 i-SMR 노형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기술 개발에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아무튼 우리 지역에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건설 중이고, 거기에서 차세대 원전으로 각광받고 있는 i-SMR 연구개발을 할 것이고, 이를 위한 연구용 원자로도 건설할 것이다.
한국원자력원구원과 원전 확대론자들이 쏟아내는 이런 계획들이 엄청난 경제적 시너지 효과로 경주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하며 89.5%의 찬성률로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한 그때처럼 ‘장밋빛 환상’에 불과한지 아닌지 이제 차분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경주는 역대 정부마다 원자력과 관련해 항상 협조를 해왔음에도 이용만 당했고, 결과적으로 ‘원자력 산업의 희생양’ 역할만 해왔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블루오션으로 ‘미래의 먹거리’로 찬사받던 ‘원자력해체연구소’ 유치도 그랬다. 무려 5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경주시민 22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며 원해연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헛돈만 쓴 꼴이었다. 시장 규모가 1,0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던 보도도 뻥튀기였다. 분원에 불과한 ‘중수로해체기술원’이 들어오는 걸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정부와 원자력원구원은 연구소를 ‘제2의 원자력연구원’이라며 그동안의 홀대에 대한 반대급부로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대전의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연구원 측에 수년째 ‘위험하니 해체하든지, 아니면 내가라’고 요구하는 연구시설과 원자로를 슬그머니 옮기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닌지 필자는 의구심이 든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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