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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의 명과 암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6월 06일(월)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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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09년에 사상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와 한국형 신형 가압경수로(APR-1400) 4기 수주의 쾌거를 이룬 지 10여 년째 원전 수출이 전혀 없다. 당시 수주 금액은 약 22조 원에 달했다. 2017년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탈(脫)원전 정책이 시작돼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입지도 급격히 위축됐다. 얼마 전, 새 정부가 출범해 윤석열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폐기와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공약했다. 이렇게 달라진 여건에 힘입어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축이 된 ‘원전 팀코리아’는 원전 수출 성공을 위해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등을 발주 가능성이 큰 잠재적 시장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전(사업비 약 8조 원)에 이어 폴란드 원전 수주전(사업비 약 65조 원)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수원은 지난 4월 21일 폴란드 최초의 원전이 될 루비아토프-코팔리노 원전 건설 사업 제안서를 폴란드 정부에 제출했다. 체코 원전은 1기가 계획돼 있지만, 폴란드는 우리가 수주한 4기의 UAE보다 더 많은 6기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수주 금액으로도, 건설 기간으로도 엄청난 규모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체코 원전은 성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폴란드의 경우는 미국이 선두주자이고 그다음이 원전 강국인 프랑스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한·미 원전 동맹’을 선언해 원전 수출에 청신호가 커졌다. 두 정상은 “신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원전시장 협력 강화를 위해 원전 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 엄청난 규모의 폴란드 원전 수주를 비롯해 동유럽 시장에서 미국과 공동으로 원전 수출을 성사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급변한 가운데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1.4GW 규모의 원전 2기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데 사업비 12조 원의 이 원전 수주전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가 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을 전폭 지원할 게 분명하고, ‘팀코리아’도 이 원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마냥 휘파람을 불어서는 안 된다. 희망적인 부분도 많지만, 우려스러운 점도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정부는 한국의 첫 원전 수출 사례인 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건설과 운영 능력,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전 수출의 걸림돌이던 원천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문제는 ‘한·미 원전 동맹’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원자력법 123조에 따르면, 미국의 원자력 기술을 제공받은 나라는 우라늄 농축 등을 할 때 미국 정부와 의회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돼 있는데 미국은 그동안 한국의 APR-1400은 미국 원천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것이므로 수출할 때 자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의 걸림돌은 ‘국제 관계’이다. 사우디 정부는 이란의 핵 개발을 견제하겠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을 거부하고 있는데, 미국이 이를 이유로 우리의 원전 수주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러한 부분은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아무튼 원전 수출의 물꼬가 한시라도 빨리 트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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