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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공원의 생태 복원을 위한 제언
정현걸 본지 논설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5월 30일(월)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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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여름철이 되면 황성공원의 맥문동 군락지가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하지만 공원의 인근 주민들과 경주시민들은 경주시의 맥문동 대량 식재에 대해 찬반이 팽팽하게 나뉜다. 보랏빛으로 물든 맥문동으로 조성된 풍경이 너무 예쁘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마음의 안식처이자 운동장이자 놀이터인 황성공원의 많은 공간을 맥문동에게 빼앗겼다는 자괴감과 허탈감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많다. 맥문동이 심어진 구간의 소나무 숲에는 이제 들어갈 수가 없다. 햇볕을 막아주는, 시원한 그늘도 엄청 줄어들었다. 진정한 치유를 받을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문제는 경주시가 2015년부터 황성공원 솔밭에 맥문동을 심기 시작해 매년 그 규모를 확대하여 현재 18,700㎡나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솔밭이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고, 맥문동을 심은 곳의 소나무마다 가지치기를 이상하게 하여 그 우람하고 울창하던 소나무의 위용은 사라지고 꼴사나운 솔숲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아마도 햇볕이 많이 들어오도록 해서 맥문동을 돋보이게 하고, 사진이 잘 나오게 하려고 이런 황당한 가지치기를 한 것으로 추측된다. 황성공원이 자연 숲임에도 불구하고 경주시가 인공정원으로 조성하려고 무리수를 둔 것이다. 앞으로도 4,500㎡ 면적에 맥문동 112,000여 본을 추가로 심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지난 24일 경주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은 기자회견을 갖고 “경주시가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황성공원 솔밭에 식재하고 있는 맥문동이 소나무의 식생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무분별한 맥문동 식재는 올바른 방법도 아니고 과도한 소나무 가지치기로 오히려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맥문동 식재 중단을 촉구했다. 환경연합 사무국에 황성공원의 문제점에 대한 회원들의 항의와 일부 시민들의 민원이 들어와 실태를 파악한 후 취한 조치이다. 옛사람들은 마을 주변의 특수한 기능을 지닌 숲을 ‘임수(林藪)’로 지정하여 보존 관리했다. 황성공원은 ‘고양수(高陽藪)’라 불리며 신라시대부터 관리해온 역사적인 숲이다. 그래서 황성공원은 본래 생명력 넘치는 숲이었다. 언제부터인가 황성공원은 여러 조각으로 잘리어 콘크리트 구조물에 공간을 빼앗겼고, 남아 있는 숲마저 차츰 제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다. 소나무는 뿌리에 공생하는 호기성 박테리아인 근균에서 영양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척박한 땅에서 잘 자란다. 그런데 황성공원 솔밭에 맥문동을 대규모로 식재하면서 소나무의 식생 환경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맥문동을 인위적으로 심고 가꾸면서 솔밭의 표층이 두꺼워지고 부영양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소나무는 근균이 활성화되지 못해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다. 또한 맥문동을 심은 구간마다 소나무 가지치기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주시는 맥문동과 관계없이 소나무의 생장을 위해 가지치기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현장을 확인해보면 맥문동을 식재한 주변만 가지치기했음을 알 수 있다. 이대로 두면 황성공원의 솔밭이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경주시는 황성공원의 맥문동 식재 이유를 ‘맥문동 꽃구경 및 소나무 보호’라는데 맥문동 식재가 오히려 소나무를 위태롭게 하는 상황이다. 황성공원 솔밭의 건강성과 숲 본래의 다양성을 살려야 한다. 그러려면 경주시가 일단 맥문동 식재를 중단해야 한다. 경주시는 전문가들, 환경단체와 합동으로 실태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후, 황성공원의 생태계 복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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