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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새정부가 청와대를 국민들 품으로
김진규 본지 상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5월 17일(화)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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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청와대는 70년 이상 요새처럼 존재했다. 8만평에 달하는 넓은 대지, 본관, 녹지원, 상춘재 등 화려한 시설이 한 사람을 위해서 존재했다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 아닌가, 절실하게 느낀다. 윤석열 대통령이 늦게나마 국민 속으로 돌려준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단언한다. 우리나라가 왕조 국가가 아니라서 더더욱 그렇다. 위정자는 말보다 행동이 훨씬 필요하다. 약속했다면 반드시 지키는 정직한 자세 말이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모든 것을 꼭 지킬 필요는 없다. 표를 얻기 위한 약속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청와대 개방에 대해 언급하자면 필자가 보기에는 그동안 과잉 경비, 과잉 경호가 이뤄진 것 같았다. 굳이 이렇게 해야 할 정도로 인력 못지않게 시설 또한 낭비가 매우 심한 것 같다. 대통령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국가 예산이 소요되지 않았나, 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 이 지구상 이런 나라는 없다고 생각한다. 청와대와 경복궁을 품고 있는 북악산은 누구나 감탄해 마지않을 산세(山勢)를 자랑한다. 더구나 서울 강북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만큼 어느 곳을 바라봐도 서울 시내가 훤히 보이는 ‘뷰 맛집’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시민들은 이 명산을 마음껏 향유하지 못했다. 지난 1968년 이른바 ‘김신조 사태’의 침투로로 활용되면서 민간인의 출입을 금하고 경호 시설과 인력을 밀집 배치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4월에서야 한양도성의 북악산 구간 1.1km가 개방됐고, 2007년 4.3km가 더 열렸다. 그나마도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으나 2019년 상시개방으로 바꾸면서 비로소 신분 확인 절차가 없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북악산길 곳곳에는 청와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4곳에 이르는 등산 출입문에서는 각각 안내소에서 한 사람당 한 개씩 표찰을 받고 목에 걸어야 한다. 출입시간도 정해져 있다. 계절에 따라 오후 5~7시 안에는 하산해야 하고, 그로 인해 3~5시부터는 입산이 제한된다. 안내소 관리인은 “출입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 꼭 시간을 확인하시기 바란다”고 신신당부했다. 불편함을 감수했던 등산객들이 청와대 이전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부천에서 왔다는 등산객은 “출입 제한 시간 때문에 올 때마다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청와대 이전으로 제한이 없어지면 국민들에게 훨씬 친근한 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청공원 인근 한 식당의 주인은 “아무래도 출입 제한 시간만 없어져도 저녁까지 등산객 손님이 더 몰리지 않겠나”라며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희망찬 뉴스임은 분명하다”고 했다. 시간제한 완화보다 등산객들에게 더 큰 기대를 주는 것은 새로운 등산로 개방이다. 50대 부부는 “북악산에 종종 오지만 등산로가 딱 정해져 있어 산을 다 안다고는 못한다”면서 “특히 청와대 쪽에 또 얼마나 많은 비경(秘境)이 숨겨져 있는지는 모를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이전으로 새 등산로가 열린다면 가장 먼저 오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북악산 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청공원 후문 이남의 길은 미개방 상태다. 이곳에는 북한의 전투기·탄도 미사일 요격을 위한 군사시설이 배치돼있고 많은 인력이 청와대를 경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공간까지 개방되면 50년 넘게 막혀있던 공간이 열리고 다양한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청와대 내부로 들어오면 더욱 다양한 볼거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당초 경복궁의 후원으로 쓰이던 장소로, 고종은 이 공간을 임금을 위한 사적 공간으로 활용했다. 과거 농경지, 정원 등 다양한 공간이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시절 대부분의 건물이 사라졌다. 그러나 조선 시대 후궁 7명의 위패를 모신 ‘칠궁’, 흥선대원군이 지은 ‘오운정’ 등 남아있는 문화유산이 아직 많다. 청와대 개방으로 북악산과 광화문, 용산을 잇는 서울의 남북 녹지 축이 연결되는 것도 관심거리다. 남북 녹지 축은 서울시를 종으로 가로지르면서 다양한 생물 종의 서식지 역할을 하는 한편, 보행자에게는 도시의 자연을 체험하게 한다. 청와대 개방으로 그간 반쪽짜리였던 북악산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되면 서울의 주요 경관 축을 형성하게 된다. 새정부가 앞으로 얼마나 참신하게 다른 공약들도 잘 이행할 지 두고 봐야 하나, 문 정부보다는 낫지 않을까 믿고 싶다. 만시지탄의 감은 없지 않지만 윤 대통령의 청와대 반환은 사실상 큰 치적이 될 만큼 매우 잘했다고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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