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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원전범대위의 갈지자 행보’ 자성해야
정현걸 본지 논설 실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4월 13일(수) 18:05
ⓒ 경북연합일보
공적인 성격의 수장의 판단과 처신은 항상 추상(秋霜)과 같아야 함에도 어정쩡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부적절한 행동은 결국에는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만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정재훈 사장의 연임안이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의결을 통과한 후, 산업부 장관의 제청과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재가만 남겨둔 상태에서 신구 권력 간에 ‘공기업 알박기 인사’ 논란이 불거지자 이에 부담을 느꼈는지 정 사장의 재연임을 ‘묵인 내지 방조’했던 산업부가 한발 물러서 복지부동 모드로 돌입했다.
산업부가 지난 4일 자로 임기가 만료된 정 사장에 대한 연임 제청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탈원전에 앞장섰던 정 사장의 재연임 시도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그 불똥이 한수원 본사 소재지인 경주지역에 튀어 후폭풍이 일고 있다.
한수원 사장 임명 문제가 이제 새 정부 출범 후의 과제로 넘어간 상황에서 경주시의 원자력 관련 자문기구인 ‘경주시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원전범대위)는 뒤늦게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원전범대위는 경주 시내에 ‘한수원 정재훈 사장과 이사회는 전원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나서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날치기 인사 강행한 한수원 이사회·정재훈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그런데 문제는 정 사장의 연임 시도에 대한 원전범대위의 갈지자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른 데다 급기야 L위원장에 대한 한수원의 청탁 로비 의혹까지 불거져 위원장의 사퇴 여론까지 일고 있다는 점이다.
경과를 정리하면 이렇다. 그동안 경주지역에서는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에 연루돼 ‘배임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인 피의자 신분의 정 사장의 재연임 시도에 대체로 부정적 여론이 많았는데 이에 힘입어 원전범대위는 소위원회를 열어 정 사장의 재연임을 반대하는 현수막 게재와 성명서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기로 의결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를 잠정 보류하더니 3월 31일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다수 위원이 정 사장의 ‘경주지역 홀대와 소통 부재’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성명서 채택을 요구하자, 위원장은 의결정족수가 안 된다며 ‘성명서 발표 결정’을 다음 임시회의로 미뤄버린 것이다.
그러자 한 언론이 “한수원의 고위 간부가 L위원장을 찾아가 ‘성명서 발표 무산’을 청탁했다.
‘경주시청 집행부에도 청탁 전화가 이어졌다’라는 기사를 내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이에 원전범대위 일부 위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와 경주시의회에서도 의혹이 사실일 경우 구설에 오른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 여론 때문이었을까. 원전범대위는 부랴부랴 현수막 20여 장을 시내 곳곳에 내걸고, 성명서까지 배포했다.
내홍에다 외부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뒷북치는 모양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이 없지 않고, 사후약방문격이지만 그래도 대응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옳다. 그렇더라도 원전범대위의 파행과 갈지자 행보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명확히 가려야 하고, 책임질 게 있다면 그 당사자는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똑 부러지지 못한 경주시 원전범대위장의 뒷모습을 보노라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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