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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과 대통령 (1)
김수종 칼럼니스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3월 06일(일) 18:21
ⓒ 경북연합일보
“’EU 택소노미’라는 새로운 제도가 논의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원전문제를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지난 3일 열린 대선후보 4자 TV토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던져서 시중의 화제가 된 질문이다.
그날 토론을 지켜본 수백만 유권자 중에 몇 명이나 그 질문을 이해했을까. 0.1%나 됐을까. 전국민을 상대로 한 TV 토론에서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
택소노미(Taxonomy)는 ‘공통 유형에 따른 분류’라는 뜻으로, 원래 생물학에서 유래된 말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극히 소수의 전문가들 이외엔 거의 안 쓰는 생소한 단어다.
EU택소노미는 유럽연합(EU)이 ‘2050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기 위해 2020년에 만든 ‘유러피안 그린딜’에서 금융 및 투자를 촉진하는 친환경적 녹색활동의 분류 목록을 말한다.
지난해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협약당사국총회(COP26)를 계기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EU집행위원회에서 논란이 가열되면서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한 용어다
질문을 다음과 같이 했다면 시청자들이 이해가 더 쉽지 않았을까.
“유럽연합(EU)에서 원자력을 녹색에너지로 분류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우리나라 원전문제를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한국의 탈원전 논쟁만큼 유럽연합에서도 원전을 EU택소노미에 포함시킬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들끓어왔다.
원자력은 방사능 오염 위험성 때문에 유럽에서 녹색에너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파리기후협정 체결 후 기후변화 대응이 절박해지면서 녹색 에너지로 분류해야 한다는 논의가 유럽연합 안에서 가열되었다.
탈원전을 지향하는 독일은 반대의 선봉에 섰고, 전력의 70%를 원자력으로 생산하는 프랑스는 찬성측의 선봉장이 됐다.
루마니아 등 동구권 EU 회원국들이 프랑스에 동조하면서 찬성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일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조건부 녹색에너지로 인정하는 EU택소노미 보완 위임안(CDA)을 확정하고 27개 회원국에 통보했다.
회원국 정부가 6개월 안에 심의해서 20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유럽의회가 의결하면 내년 1월1일부터 발효한다.
외신이 전하는 것을 보면 EU 집행위원회의 원안 통과가 확실해 보인다.
EU 택소노미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서 녹색으로 분류된 에너지는 EU 역내 투자에서 금융 재정상 주어지는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원자로나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투자 및 금융지원이 수월해지는 것이다.
원자력은 운용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보다도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방사능폐기물이 큰 문제이기 때문에 그 동안 EU에서 녹색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원자력을 ‘전환 에너지’범주에 넣었다.
조건은 신규원전은 자국내 안전한 방사능폐기물 처리시설을 확보한 후 2045년까지 건설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원전도 택소노미 조건에 충족하려면 2040년까지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이 확보되어야 한다.
또 새로운 차원의 기술을 적용한 4세대 원자로, 이를테면 소형원자로(SMR)도 택소노미에 포함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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