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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인근 주민 ‘갑상선암 공동소송 기각’ 유감(遺憾)Ⅰ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3월 02일(수) 19:33
ⓒ 경북연합일보
한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원전 인근 주민의 ‘갑상선암 공동소송’의 1심 판결이 지난 2월 16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내려졌다.
국내 원전 4곳 근처에서 살다가 갑상선암이 발병한 주민 618명(경주지역 92명)과 그 가족 포함 총 2,855명이 원전 운영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주)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갑상선암 발병으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당한 데 대해 위자료를 청구했다.
손해배상청구 금액은 원고 한 사람당 1,500만원이다. 원고의 배우자는 300만원, 원고의 부모·자녀는 1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2015년 4월 첫 재판을 시작으로 장장 8년을 이어온 재판이었는데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사실상 패소한 것이다.
이 갑상선암 공동소송은 2014년 10월 17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고리원전 근처 주민 이진섭 씨 가족들이 제기한 소송(일명 ‘균도네 소송’)에서 한수원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에 따른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박 아무개 씨인 부인의 갑상선암 발병과 관련해 ‘한수원의 손해배상 일부를 인정하고 1,5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내에서 원전과 갑상선암 발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첫 번째 사례가 된 것이다.
그 후 한수원도 균도네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 이번에는 기존 1심과 달리 ‘한수원 승소’로 판결이 났다.
1심에서의 균도네 ‘부분 승소’가 ‘취소’된 것이다. 이에 균도네는 대법원에 상고했고, 2020년 1월에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이라는 희한한 결정을 내렸다.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은 ‘2심 판단이 옳지만, 그 이유는 말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균도네 소송은 결국 패소로 끝났고, 2심과 대법원 판결의 영향 때문인지 갑상선암 공동소송 1심도 원고들이 패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필자는 소송의 원고도 원고의 가족도 아니지만, 공동소송을 이끈 환경단체의 대표로서 이번 법원의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1심 법원은 재판을 장장 8년이나 질질 끌어놓고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기각’으로 판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책임 회피’에다 정부와 한수원, 원고들에게 엄청난 과제를 안겼기 때문이다.
또한 균도네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와 이번 공동소송 재판부가 ‘원전 인접 주민들의 여성 갑상선암 발병율이 일반 발병율에 비해 2.5배 높다’는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연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도 유감이다.
판결문의 기각 사유는 이렇다.
그러나 갑상선암은 비특이성질환으로 원고들이 문제삼는 방사선 노출 외에도 유전적 요인(가족력), 호르몬 요인, 체질, 식습관, 인슐린 저항성 등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이 존재한다.
이러한 갑상선암의 특성을 고려하면 원전 인근 주민들의 손해 및 인과관계에 대한 추정을 허용하는 입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한, 사법부로서는 현행 법률과 판례에 기초한 증명책임의 법리에 따라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원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학조사 결과도 부족하고 인과관계 추정에 관한 법률도 제정되지 않은 현재 상태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경우, 이 사건 발전소 주변에서 거주하다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모두 방사선 피폭 때문에 갑상선암이 발병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되는바, 갑상선암이 방사선 피폭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는 비특이성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판단은 타당하지 않다. (다음에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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