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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67) 작가는 자신이 경주인임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경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 그는 어릴 때 경주의 역사와 신화, 토속신앙을 보고 들으면서 자랐다. 그는 흙먼지 날리는 황톳길에 던져진 유적들 속에서 뛰어놀았다. 그는 첨성대 위에 펼쳐진 우주와, 토함산 너머 반짝이는 별들을 보았다. 그때 시간과 공간, 빛과 어둠의 영원한 전쟁에 대한 상상의 날개가 펼쳐졌다. 그런 연유로 그는 역사만화를 많이 제작했다. 세종대학교 석좌교수이자 경북웹툰캠퍼스 명예총장인 이현세 작가를 지난 21일 만났다. ‘평생 꿈꾸는 작가’로 살게 해 준 경주와 이현세 작가와의 인연과 한국 웹툰의 미래에 대해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웹툰·한류’의 도약기 열어 이현세 작가는 세종대 석좌교수(碩座敎授)가 됐다. 그는 199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세종대 예체능대학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의 나이가 어느덧 대학교수 정년인 만 65세를 훌쩍 넘겼고, 이제 최고 석학이자 원로의 위치에 왔다. 이현세 작가는 또한 오는 3월 개교 예정인 경북웹툰캠퍼스 명예총장이다. 경북도, 경북도교육청, 경주시는 2년여 전 구 황남초 교정(첨성대로 97) 한 곳에 경주를 경주답게 만들어가는 사업을 펼치기로 양해를 했다. 이에 경북웹툰캠퍼스 조성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그는 그동안 운영위원장을 맡아 개교에 혼신을 다했다. 그곳에는 웹툰 유망 작가들이 이미 입주해 작품활동에 돌입해 있다. 그는 “신라천년의 신과 신화와 역사가 경북웹툰캠퍼스를 통해서 하나의 유니버스로 만들어졌으면 한다”라면서 후학들에게는 “삶이란 반짝이는 부싯돌같이 찬란하지만 어이없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미치도록 즐기세요”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현세 작가의 인생 제1막이 경주 유소년 시기, 제2막이 만화가 전성기, 제3막이 세종대 교수 시기였다면, 제4막은 ‘웹툰과 한류’의 도약기를 스스로 활짝 열고있다.
◇5년 만에 네이버웹툰 복귀 이현세 작가는 2021년 12월 31일 네이버웹툰에 ‘늑대처럼 홀로’라는 연재를 시작하면서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깨웠다. ‘늑대처럼 홀로’는 조선 말을 배경으로 지옥 같았던 과거를 묻고 ‘무명(無名)’이라 불리며 살아가는 노인과 그의 삶 속에 운명처럼 찾아온 러시아 소녀 ‘비료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대극이다. 운명처럼 다가온 소녀를 지키기 위해 다시 검을 든다는 내용의 공감이 쉬운 이야기다.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강한 연출로 몰입도를 높인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이현세 작가가 네이버웹툰에서 5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차고 푸른 피가 온몸으로 철철 흐르는, 무덤도 없는 남자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라며 국내외 독자의 가슴팍을 파고들었다. 그의 역작 ‘공포의 외인구단’이 국내 종이 만화책의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이제 웹툰 ‘늑대처럼 홀로’가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 ‘한류 열풍’의 중심에 설 것인지 관심을 끈다.
◇경주와의 질기고 깊은 인연 이현세 작가는 울진 출생으로 포항 흥해에서 여섯 살 때 ‘사라호’ 태풍 후 경주로 이사 왔다. 그는 교실 유리창 너머로 고개만 돌리면 거대한 고분들이 쳐다보이는 월성초를 다녔다. 경주중, 경주고를 졸업했다. 그는 어릴 때, 흙먼지 날리는 황톳길에 던져진 유적들 속에서 뛰어놀던 기억을 잊지 못했다. 그는 경주의 역사와 신화, 토속신앙 등을 보고 들으면서 ‘평생 꿈꾸는 작가’로 살게 해 주었다고 영원한 영혼의 고향을 회고했다. 그 이유로 그는 역사만화를 많이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현세 작가의 작품 속에는 시대극에 잘 드러나는 역사적 아픔과 애국심 외에도 가족과 연인에 대한 끝없는 순정과 무한 희생이 도드라져 있다. 이러한 특징은 경주와의 질기고 깊은 인연에서 비롯됐다고 보인다. 그의 가족사가 일제강점기, 6·25전쟁, 전후 복구기, 산업화 과정에서 경주로 이사 와 ‘삼촌’이라 불렀던 아버지를 잃는 등 온갖 풍상을 고스란히 겪었던 것과 궤를 같이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 이현세 작가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그는 이 격언을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라는 말로 재해석했다. 그는 이제까지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 싸워왔다. 그는 그 투쟁의 에너지를 모아 어떠한 엄혹한 환경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그런 만큼 웹툰과 한류에 대한 그의 비전은 ‘낙관’이다. 그는 “문화는 스토리텔링이 중심이어서 한류는 이야기가 끌고 갈 것이고, 이야기에는 웹툰이 그 중심이다”라면서 따라서 “앞으로 K웹툰의 시장은 미국의 마블과 경쟁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북도와 경주시에게 젊은 작가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당부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경북도는 젊은 자원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도록 세제 혜택, 주택 공급, 제작 지원 등을 해줘야 하고, 경주시는 경주의 이야기 유니버스를 기획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제작 인력을 발굴 육성하고, ‘경주 유니버스촌’ 건립을 추진하길 바란다”며 “경주의 천년 역사와 유물과 유적지에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입히는 날이 ‘세계 속의 경주’가 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맺었다. 강병찬 기자
▶이현세 작가가 걸어온 길
△1954년 경북 울진 출생. (1956년 경북 포항 흥해) △월성초, 경주중, 경주고 졸업
◇경력사항 : 현) 세종대 석좌교수·경북웹툰캠퍼스 명예총장, 1997~2021.9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2009.7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2006.8 문화콘텐츠교육센터 대표교수, 2006.7 제4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 2005.7 명예 독도경비대장, 2005.1 제23대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수상내역 :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 2007 대한민국만화대상 만화부문 대통령상, 2006 서울특별시 문화상, 2005 대한민국문화예술상, 2002 제2회 고바우만화상, 2001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특별상
◇데뷔 : 1978년 만화 ‘저 강은 알고 있다’
◇작품 : ‘공포의 외인구단’, ‘천국의 신화’, ‘버디’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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