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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교(有神敎)와 무신교(無神敎) (1)
정석준 수필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1월 27일(목)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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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다. 이들 종교는 대체로 유신교(有神敎)와 무신교(無神敎, 인본주의적 종교}로 대별할 수 있다. 유신교는 다시 다신교(多神敎)와 일신교(一神敎)로 구분이 된다. 다신교로는 인도인들이 믿고 있는 힌두교와 일본인들이 믿고 있는 신교(神敎)가 있으며, 일신교로는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등이 있다. 일신교에서의 신(기독교의 여호와 하나님, 이슬람교의 알라신 등)은 천지만물의 창조자요 주재자(主宰者)이며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신은 절대자이며 창조자이고 인간은 피조물이기 때문에 종[인간]은 주[하나님]를 믿고 따를 때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 신본주의 종교에서 말하는 신은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서 먼저 중세유럽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고자 한다. 중세유럽은 기독교가 지배했던 신본주의 사회였다. 기독교에서는 천지와 인간은 신[하나님]이 창조하였으므로 피조물인 인간은 창조주인 하나님을 찬양하다가 죽어서 하나님의 곁[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일한 삶의 가치관이요 목표였다. 그렇기 때문에 중세 때에는 기독교리에 배치되는 여하한 사상이나 학문이 발달할 수가 없었다. 중세 때 새로운 사상이나 과학적 이론을 주장하다가 종교 재판에 회부되어 처형된 사람이 무려 3,0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것은 사랑을 부르짖는 기독교가 얼마나 독선적이며 배타적인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중세사회가 무너진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11세기 중엽, 기독교인들의 성지라고 하는 예루살렘을 셀주크 투르크족이 차지하고 순례자들을 박해하자 교황 우르반 2세가 성지회복을 이유로 십자군을 조직하여 1096년부터 1270년까지 근 200년 간 전후 10여 차례에 걸쳐 성지회복을 시도하였으나 끝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십자군 전쟁의 실패는 단순히 전쟁의 실패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와 함께 로마교황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봉건지주 계급이 몰락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왕권이 강화되었고 르네상스, 종교개혁이 일어나는 등 사회 전반적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던 것이다. 르네상스란 말은 원래 재생(再生)을 뜻하며 구체적으로는 기독교에 의하여 단절되었던 그리스 및 로마의 고전문화의 부활을 의미한다. 그리스․로마의 고전문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해 짐에 따라 인간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고 새로운 인간관과 자연관이 탄생하게 되었다. 르네상스를 ‘인간과 세계의 발견’이라고도 하며, 그것은 서양 근대문화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르네상스 이후 자연에 대한 새로운 태도와 종교나 신학적 권위로부터 해방된 자유로운 탐구정신은 새로운 사상과 학문, 과학을 낳아 인류역사는 획기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으니 중세이후 인류역사에 빛을 남긴 사람은 대부분 반(反) 기독교인이었다. 그 한 가지 예로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주장하였으며, 다윈은 진화론을,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을 내세웠는데, 이는 성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당시 기독교적인 인습에 젖어 있던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근세 인류에게 던져준 3대 충격’이라고 하는 것이다. 몇 해 전 영국 런던에서는 세계과학자 대회가 열렸는데, 세계에서 저명한 과학자 및 신부·목사·신학자들이 다수 참석하였다고 한다. 이 과학자 대회는 대회를 마친 후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그것을 요약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지금과 같은 우주과학 시대에는 신(神)을 전제로 하는 종교는 더 이상 존속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일반 종교에서 말하는 신은 허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떠한 종교가 앞으로 존속할 수가 있는가? 불교와 같이 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 종교만이 존속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과학자 대회는 이렇게 신은 허위이며 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 종교만이 존속될 수 있다는 중대선언을 했다. 신이란 애시당초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필요에 의해서 신을 창조한 것이다. 즉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창조한 것이다. 이는 마치 효녀 심청이나 정절의 여인 성춘향, 정의의 사나이 일지매는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그러한 인물들이 이 사회에 필요했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졌듯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신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신은 과학의 발달과 함께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신본주의 입장에 반대되는 노선을 취하는 종교[사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먼저 소위 무신론(無神論)이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런 무신론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대표적인 것은 유물론적 무신론일 것이다. 이런 사상에 입각해 있는 것이 바로 공산주의이므로, 우리들은 비교적 그 이론에 생소한 편은 아니거니와, 동서를 막론하고 이런 사상은 고대부터 있었음이 사실이었다. 인도의 경우 그 좋은 전형은, 아지타(Agita)가 주장한 유물론일 것이다. 그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의 4원소만이 진실한 실재며, 독립상주(獨立常住)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이런 입장에 서는 한, 신 같은 것이 인정될 수 없음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근대의 유물론적 무신론도, 결국은 이런 사고형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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