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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파이로-고속로’ 연구시설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1월 10일(월) 18:20
ⓒ 경북연합일보
결국, 필자의 우려와 예견이 현실화하고 있다. 필자는 예전 칼럼에서 경주 감포 일원에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이 중심이 되는 혁신원자력연구개발단지(현재 정식 명칭,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들어서게 되면, 그다음에 이 연구단지 바로 옆에 대전 시민들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향해 사용후핵연료를 실험재료로 사용하는 위험한 시설이라며 ‘이전 또는 해체’를 주장해온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 연구시설(이하 파이로-고속로)’이 들어설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우려한 바 있다.
알다시피,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원자력연구원의 산하 연구소이다. 현재 대덕연구단지 내의 연구원 부지가 포화상태여서 장기 과제로 제2원자력연구원을 감포 일원에 조성할 계획인 것이다.
왜냐하면, 사용후핵연료를 실험재료로 쓰려면 바닷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12월 27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10회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고 향후 5년간 원자력정책의 방향을 담은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 방향 등 3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위원회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실증·실용화 이전 단계까지 기초·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해서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정부는 극지‧해양 등 다목적 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력시스템 개발‧실증을 위한 기반시설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계획대로 2025년에 완공하고, 방사선 융‧복합 신기술 개발로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로써 원자력연구원은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정부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997년부터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과 이와 연계한 소듐냉각고속로(SFR) 연구개발을 추진해 왔는데 문재인 정부의 원자력 정책 변화, 국회의 예산 삭감 등으로 한동안 연구가 중단된 상태였다. SFR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초우라늄 원소를 분리한 뒤 SFR에서 소각해 사용후핵연료의 부피와 독성을 저감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사용후핵연료 부피를 이론상 20분의 1로 줄이고 SFR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2018년, 국회 의견에 따라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R&D의 기술성 등을 재검토하기 위한 재검토위원회가 꾸려졌다. 그 결과 재검토위는 2020년까지 R&D를 수행한 뒤 이후 지속추진 여부는 ‘한·미 원자력연료주기공동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기술 성숙도 진전에 따라 다시 판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R&D의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적정성 검토위원회가 지지난해 9월 출범했고, 작년 7월에는 2011년부터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진행한 10년간의 연구결과를 정리한 ‘JFCS 10년 보고서’가 승인됐다. ‘적정성 검토위’는 파이로프로세싱과 SFR 연계시스템이 기술성, 안전성 및 핵비확산성을 갖춘 사용후핵연료 관리기술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R&D를 지속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검토보고서를 과기부에 제출했다. 그래서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 방향’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증, 상용화 전 단계까지 기초,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파이로-고속로’의 안전성 보완과 기술 고도화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국내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증, 상용화 여부를 추후 검토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파이로-고속로’ 연구시설은 결국 경주 감포로 들어오게 된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연구시설의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경주시민 특히 감포읍과 문무대왕면 주민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원자력연구원이 어떤 당근책으로 주민들을 설득하려 할지, 주민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그 귀추가 자못 궁금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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