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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진흥위원회’의 폭거를 개탄한다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2년 01월 03일(월)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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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경북연합일보 | 문재인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국민 특히 원전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7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10회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고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을 비롯해 ‘제2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하 2차 고준위 관리계획),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 방향 등 3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2차 고준위 관리계획’은 박근혜 정부 때 마련된 ‘1차 계획’보다 더 각계각층의 비판을 받는 것에 더해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따라 공론화를 통해 사용후핵연료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5년째가 되자, 그동안 ‘세월아 네월아’하더니 갑자기 뭔가에 쫓기듯 후다닥 해치워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실패했다. 시작은 거창하고 요란했지만 결국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고 만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고준위 관리계획’을 토론회도 밀실에서 진행했고, 공청회도 열지 않았고, 의견서 제출 등의 의견 수렴도 급박하게 추진하고는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도 않아 모든 절차가 성과를 내기 위한 형식적인 통과의례였음이 드러났다. 이 중차대한 사안을 이런 식으로 하찮게 처리하다니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고준위 기본계획은 사용후핵연료 등 핵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 로드맵이다. 그런데 주무 부처인 산업부와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원자력진흥위원회가 짝짜꿍하여 국민을 기만하고 원전지역 주민들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야합행위를 저질렀다. 속전속결의 과정은 이렇다. 이번 ‘2차 고준위 관리계획’은 산업부가 초안 공개와 행정예고를 동시에 시작한 지난 7일 이후 불과 20일 만에 의결 절차까지 모두 마쳐버렸다. 이에 따라 사용후핵연료는 제3의 지역에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원전부지 내에 그대로 보관하게 된다. 부지 선정 절차를 시작한 이후 20년 이내에 중간저장시설을 마련하고, 37년 이내에 영구처분시설을 확보한다는 게 산업부의 계획이다. 정부는 “중간저장시설이 운영되면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지체없이 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저준위핵폐기물보다 수백, 수천 배 더 독성이 강한 고준위핵폐기물이 앞으로 최소 20년 동안 원전부지 내에 저장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부의 이런 계획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5년 전 박근혜 정부 때 마련된 1차 기본계획에서도 해당 기한은 ‘향후 36년’으로 제시됐지만, 지금까지 영구처분시설 확보는커녕 중간저장시설 부지 선정조차 못 하고 있다. 2차 계획에 담긴 ‘독소 조항(원전부지 내 저장)’도 문제지만,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도 밀어붙이기 행정이었다. 산업부는 행정예고 기간에 원전지역 주민 등 이해 당사자를 철저히 배제한 채 ‘밀실 토론회’를 열어 물의를 빚었다. 그 이후 추가 공청회도 열지 않았고, 원전지역 지자체와 자생단체, 시민·사회단체, 탈핵단체, 정치권 등 각계의 재검토, 재설계 요구에도 초안을 수정·보완 없이 2차 계획을 확정해버렸다. 아무튼, 졸속·재탕 논란에 휩싸인 기본계획 자체는 물론이고,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반발도 거세질 것이다. 같은 내용으로 입법을 추진 중인 여당도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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