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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느낌의 올해의 사자성어‘묘서동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12월 13일(월) 17:44
대학 교수들이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뽑았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이다.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의 대학 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9.2%가 ‘묘서동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12일 밝혔다. 이 말은 중국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에 처음 등장한다. 한 지방 군인이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빨고 서로 해치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의 상관이 그 고양이와 쥐를 임금에게 바치자 중앙관리들은 복이 들어온다며 기뻐했다. 오직 한 관리만이 “이것들이 실성했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쥐는 곡식을 훔쳐먹는 ‘도둑’에 비유된다. 고양이는 쥐를 잡는 동물이다. 둘은 함께 살 수 없는 관계다. 그 둘이 함께 있다는 것은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거리(한통속)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묘서동처가 여느 해 사자성어보다도 씁쓸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가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해야 할 사람들, 특히 사법권을 쥔 사람들이 범법자들과 한통속으로 연루돼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국민 대중 속에도 ‘도둑 심보’가 만연하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묘서동처를 선택한 교수들의 문제의식도 비슷했다. 한 60대 인문학 교수는 “국가나 공공의 법과 재산, 이익을 챙기고 관리해야 할 처지에 있는 기관이나 사람들이 불법과 배임, 반칙을 태연히 저지른다”며 “감시자, 관리자 노릇을 해야 할 사람이나 기관이 호시탐탐 불법, 배임, 반칙을 일삼는 세력과 한통속이 돼 사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일들이 속출한 양태”였다고 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걱정하는 의미로 묘서동처를 선택한 교수들도 있었다. 한 60대 사회계열 교수는 “상대적으로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해 국운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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