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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로 딜레마에 빠진 한국(Ⅱ)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12월 13일(월) 17:44
ⓒ 경북연합일보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경쟁은 선진국들이 사활을 걸 만큼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은 어정쩡한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확실한 대안으로까지 여기며 SMR 도입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SMR은 발전량 300MW 이하 원자로를 가진 소형원전이다.
공장식 생산이 가능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방사능 유출 가능성도 기존 원전에 비해 낮다. 또 해안이 아닌 내륙에도 건설할 수 있다.
이 SMR 상용화 선점을 위해 원전 강국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저번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SMR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은 한국이다. 그런데 정부 정책 변경, 예산 부족 등으로 연구개발이 주춤한 사이 SMR 선두 기술은 유럽·미국이 앞서게 되었고, 이제 한국은 후발주자가 됐다.
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경주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설립해 ‘혁신형 소형원자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려 하지만, 집권 여당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만만찮다. 정권 교체기이다 보니 정부는 밀어붙이지도 못하고, 물러서지도 못하는 곤혹스러운 국면에 처해있다.
이렇게 한국은 SMR로 인해 딜레마에 빠져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얼마 전, 정부가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i-SMR 개발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면서 사업목적에 ‘수출을 위한 개발’이라고 명시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정부가 SMR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도 수출용으로만 쓰고 국내에서는 짓지 않겠다는 의미인데 SMR 개발을 반대하는 진영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읽히고 있다.
또한, 산업자원부가 내년 ‘원전산업 글로벌시장 맞춤형 기술개발’ 예산을 올해 25억 9,200만 원 대비 무려 143% 늘린 63억 1,300만 원으로 편성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정책’에 따라 원전산업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해외원전시장 개척을 위해 관련 예산을 늘리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그러자 원전업계에서는 “본인도 안 쓰는 물건을 남한테 사라고 하는 격”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처럼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두산중공업은 SMR 개발의 선두주자인 미국 뉴스케일파워社에 약 1230억 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 관련 사업을 가속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지난 2019년 뉴스케일파워로부터 원자로 모듈에 대한 제작성 검토 용역을 수주해 올 초 완료했으며, 시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등 3조 원 규모 기자재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은 SMR 개발이 표류 중이고 선진국은 선점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지난 8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65% 줄이고, 205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한국 정부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탄소배출 없는 ‘무공해 전력(Carbon Pollution-Free Electricity)’의 하나로 ‘원자력발전’을 명시한 것이다.
프랑스·영국 등이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도 공식적으로 원전을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에너지로 꼽은 것이다.
지난 5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해외 원전시장 공동진출에 관한 양국 간 합의’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한국의 원전정책은 엄청난 딜레마에 빠져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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