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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의 첫사랑 이야기(2)
정석준 동리목월문학관 상주작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12월 02일(목) 17:08
ⓒ 경북연합일보
(지난호에 이어)
목월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장황한 설명은 오히려 사족에 불과할 것만 같았다. 목월은 본대로, 느낀 대로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 불국사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흰달빛 자하문
달안개 물소리
대웅전 큰 보살
바람 소리 솔소리
범영루 뜬 그림자
흐는히 젖는데
흰달빛 자하문

-바람소리 물소리(박목월의 시, 불국사)

목월이 깊은 시상에 잠겨 있는데, “박목월 시인님”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동부금융조합에 같이 근무했던 김계장이었다.
그는 연초, 계장으로 승진하여, 지금은 영일군(현, 포항시) 기계면 금융조합에 근무하고 있었다.
“계장님이 여기 웬 일십니까?”
“우리 처제가 불국사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왔지요.”
김계장은 자기 가족을 소개하겠다며 안내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아가씨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목월은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김계장이 “이 사람은 우리 집사람, 그리고 이 아가씨는 예쁜 우리 처제…”하며 가족을 소개한 뒤, “이 분은 나하고 동부금융조합에 같이 근무했던 박목월이란 시인입니다.”하고 나를 소개하였다. 그러자 그 아가씨가 미소를 머금은 채 “박목월 시인님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하고 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김계장이 “처제는 평소 박 시인을 잘 아는 것처럼 말하네요?”라고 하니, 아가씨가 “요즈음 여학생들 사이에 박목월 시인의 시 ‘산도화’, ‘청노루’를 모르면 바보 취급 받아요.”라고 대답하였다. 그 말을 들은 목월은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졌다.
“저는 아가씨를 두 번째 뵙는데요.”
“저를 두 번째 본다고요? 아가씨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지난 주 토요일 대구-포항행 기차를 탔지요?”
“그런 데요?”
“그 기차간에서 아가씨를 보았고, 오늘 또….”
김주임은 목월과 처제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지, 아내에게 눈짓을 하여 자리를 피해 주었다.
목월은 아가씨와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올 2월에 공주중학교(현 중·고등학교에 해당)를 졸업하였고, 나이는 19세, 이름은 유익순, 고향은 충남 공주이며, 형부의 소개로 금년 3월 10일부터 기계우체국에서 임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월은 유익순 양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천생연분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고, 유익순 양은 귀공자처럼 잘 생기고 여학생들의 로망인 목월을 만난 것이 꿈만 같았다. 
목월은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어했던 유익순 양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천생연분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고, 유익순 양은 귀공자처럼 잘 생기고 여학생들의 로망인 목월을 만난 것이 마치 꿈만 같았다.
목월은 매주 일요일이면 아가씨를 만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땀방울을 흘리며 기계까지 70리길(왕복 140리길)을 내달렸다. 사랑하는 님을 만난다는 생각을 하니 70리길이 멀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고,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두 사람은 ‘잃어버린 반쪽’을 찾은 듯 금방 가까워졌고, 만난 지 8개월 만인 그해 늦가을, 공주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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