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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로 딜레마에 빠진 한국(Ⅰ)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11월 29일(월) 14:59
ⓒ 경북연합일보
지난 7월, 경주 감포읍에서 국무총리까지 참석한 가운데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일명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착공식이 열렸다.
이 연구소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개발,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기술개발 등을 담당한다.
2025년까지 감포읍 일대 222만㎡ 땅에 국비 3224억 원을 포함해 총 7064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핵심연구시설, 연구기반시설, 연구지원시설 등 총 18개 시설을 짓는다.
착공식이 거행되는 중에 한쪽에서는 감포읍 주민 400여 명이 ‘주민 동의와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 추진에 반발’하는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사업이 순조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밑바탕에는 추후 ‘제2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조성하여 대전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현재 올스톱된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 연구개발’을 이곳에서 하려는 게 아니냐, 하는 의구심이 깔려있다.
벌써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은 ‘파이로-고속로’ 연구개발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이다.
대전이나 경주의 환경단체가 반대하는 이유는, 이 연구에 ‘사용후핵연료’를 실험 재료로 쓰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찌감치 SMR 개발에 뛰어들어 선진국으로 인정받았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연구개발이 주춤한 사이 미국·중국·러시아 등 세계 각국이 앞다퉈 SMR 개발과 상용화에 뛰어들었고, 우리나라는 세계 5위권으로 밀려났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원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어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경영이 악화해 두산그룹 전체가 휘청거렸는데 최근 두산그룹은 활로를 모색하면서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SMR이 두산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한 것이다. 계열사 매각과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지속해 온 두산그룹이 ‘소형원자로’ 사업을 확대하며 반전의 계기로 삼게 됐다.
SMR이 향후 탄소중립 시대를 견인할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게 되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SMR 개발의 선두주자인 미국 뉴스케일파워社에 1억400만 달러(약 1230억 원)를 투자하며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 관련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뉴스케일파워 SMR은 1기당 77㎿의 원자로 모듈을 최대 12대 설치해 총 924㎿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9년 뉴스케일파워로부터 원자로 모듈에 대한 제작성 검토 용역을 수주해 올 초 완료했으며, 시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등 3조 원 규모 기자재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두산중공업의 빠른 행보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해외 원전시장 공동진출에 관한 양국 간 합의가 든든한 배경이 됐다. 양국이 제3국 원전 건설사업에 진출할 때 미국은 원천기술을 제공하고, 우리나라는 이를 구현할 기자재 공급과 시공을 담당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위에서 언급했듯이 SMR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것은 한국이다. 1997년 소형원자로 연구를 시작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바로 ‘SMART’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한동안 정부 정책 변경, 예산 부족 등으로 연구개발이 주춤한 사이 SMR 기술은 유럽·미국이 앞서게 되었고, 이제 한국은 후발주자가 된 것이다.
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설립해 ‘혁신형 소형원자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려 하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환경단체의 반대도 만만찮다.
이것이 한국이 처한 딜레마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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