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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전인식 시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11월 17일(수) 19:26
ⓒ 경북연합일보
어느 시기에 어떤 책을 읽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 같다. 어떤 책을 읽다 보면 진작에 읽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함께 찾아 든다. 가장 최근에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꼈던 책이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이다.
우연히 고교 선배님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한번 읽어보라며 권해 받은 책이다. 슬쩍 넘겨보니 삽화가 그려져 있고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 가까운 책이었다.
솔직히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뭐 이런 책을 읽어보라고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책 읽는 레벨이 있는데 왜 이런 책을 권할까? 하는 반감도 들어 한동안 책을 읽지 않다가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다행히 읽을 수가 있었다.
어렵지 않은 쉬운 책이라 하루 이틀 만에 다 읽었지만 뭔가 개운하지가 않았고 뭔가 놓쳐버린 허전함들이 몸을 비집고 들어왔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토토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바야시 교장 선생이 세운 대안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이곳 도모에 학교에서는 학생 각자의 생각과 행동을 마음대로 펼칠 수가 있다. 다소 엉뚱한 행동들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로 여길 만큼 자유롭다.
선생보다는 학생들 자신들이 주가 되는 그런 과정 속에서 배려와 따뜻함을 배워 나가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의 부모 즉 우리들은 획일적이고 주입식 교육으로 받아온 세대들이다.
애들로부터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이고 위악적인 이미지를 씻을 수 있는 책이지만 안타깝게 독서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뒤늦게 이 책을 읽은 것이 조금 속상했고 더 속상한 것은 이 책이 서재 한쪽 구석에서 오랫동안 꽂혀 있었다는 것이었다. 애들도 읽고 애들 엄마도 읽었을 책을 진작 나만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에 대해서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요즘 젊은 신세대 엄마 작가에 의해 최근에 쓴 책이거니 했다. 아니면 교육학자나 심리학자, 아동문학가이거니 했는데 웬걸 방송인 출신이다.
일본 방송 최초 토크 프로그램인 ‘테츠코의 방’을 197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그녀는 명사회자이자 연기자로 일본 방송계의 전설적 인물이었다.
‘창가의 토토’는 작가 본인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1982년 처음 발행되자마자 550만 부가 팔렸으며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10대에서부터 40대 이르기까지 두루 읽힌 이 책은 학생들의 생각과 개성을 존중하는 대안교육과 진보 교육의 열풍을 불러왔다. ‘창가족’ ‘토토짱’ 이라는 신드롬을 만들기도 했다.
세계 35개국에서 출판된 베스트 셀러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출판사에 의해 책이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의 유명세 덕분에 저자 구로야나기 테츠코는 아시아 최초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임명되었으며 세계 각지의 아이들을 보호하는 평화적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녀는 ‘창가의 토토’ 판매 인세로 농아 배우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어 매년 함께 공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종이나 민족 차별주의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일침을 가하기도 하는 일화로 유명하다.
늦게 읽은 것이 후회가 가장 컸던 책 ‘창가의 토토’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아버지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읽었으면 참 좋겠다.
가족들이 함께 읽으면 왠지 추운 날씨가 춥지 않을 것 같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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