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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요동치는 에너지믹스(Ⅰ)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20일(수) 22:01
ⓒ 경북연합일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나 지구온난화를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서는 석탄화력발전의 감축이 필수다. 감축된 에너지의 양은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그리고 가스 같은 에너지를 골고루 사용해서 보전해야만 한다. 이처럼 다양한 에너지를 활용하여 생산하는 방법을 ‘에너지믹스(Energy Mix)’라 한다. 다시 말해, 에너지믹스는 전력을 어떤 방법(원천)으로 생산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에너지믹스에 사용되는 에너지들의 비율은 나라마다 그리고 그 나라의 지역이나 시점에 맞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글로벌 에너지 대란 우려가 벌써 현실화했다. 석탄값이 급등하자 천연가스, 원유 등 각종 연료비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에 주원료로 쓰이는 구리·알루미늄 등 원자잿값도 치솟고 있다. 그래서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려는 각국의 에너지정책과 연계된 ‘에너지믹스’가 요동치고 있다.
먼저 글로벌 에너지 상황은 이렇다. 중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이 전례 없는 에너지 대란에 휩싸였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한 달 가까이 지속한 전력 부족 사태로 일부 지역의 철강·섬유 업체가 정상가동을 못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선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아 올겨울 난방비와 각종 제품값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평가받던 석탄값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폭발해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의 에너지 대란은 석탄 가격 상승과 천연가스 수요 증가, 친환경 정책으로의 전환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 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그린플레이션’(친환경을 뜻하는 그린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 현실화한 게 연료비 급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제 세계 각국은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는데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중국은 탄소 배출의 주범인 석탄 수입과 생산을 늘리고 있다. 반중 노선을 분명히 한 호주에 대한 보복 조치로 석탄 수입을 금지했는데 이번 전력난을 겪으면서 항만에 보관 중이던 호주산 석탄 일부를 하역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석탄 수입 루트의 다변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고, 자국의 석탄 채굴도 장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천연가스 생산국이자 친환경 정책을 추진한다던 미국도 마찬가지다.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천연가스 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석탄 사용량이 많아졌다. 여기에 원자력을 온실가스 배출 없는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고 수명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럽도 유가와 러시아발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물가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는데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17.4%에 달했다. 그런데 프랑스에 이어 영국도 탈(脫)탄소 정책의 하나로 원자력발전 활용도를 다시 높이기로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전 세계 에너지 대란 속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기후변화 대응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아무튼, 프랑스·영국의 원전 비중 확대는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의 에너지믹스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유럽 각국의 에너지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에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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